[소통칼럼] 늦깎이 농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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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늦깎이 농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1.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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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정보화교육. 사진=뉴시스
청각장애인 정보화교육.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초로(初老)의 농인(聾人)이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 먹고살기 어려워 어렸을 때 부모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오느라 공부할 기회를 놓쳤는데, 배우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맺혀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뒤늦게 공부를 하려 했지만 수어통역을 해주는 곳도 없고, 기초학력도 약해 검정고시도 포기한 상태다. 심지어 청각장애인 학교에 입학해보려 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와 좌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이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있는 내용이다. 헌법 제31조에는 국민 모두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위하여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무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장애인들에게 의무교육은 멀다. 장애인의 실태를 보면, 학교를 전혀 다니지 못한 장애인이 10.4%나 된다. 이만이 아니다. 학력 정도가 초등학교 27.3%, 중학교 16.7%, 고등학교 30%(보건복지부, 2017년)이다. 장애인의 의무교육이 고등학교까지임을 볼 때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국민과의 비교에서도 알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의 무학(無學) 비율은 4%대다. 그리고 학력 정도가 초등학교 100%, 중학교 99.7%, 고등학교 69.8%(교육부, 2017)로 장애인들보다 월등히 높다. 더욱이 일반 국민들의 무학이 85세 이후에 몰려 있는 반면 장애인은 중장년층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장애인들이 배움의 기회를 놓친 것이 한국전쟁이나 산업화 등 시대적인 상황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고 관련 법률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특수교육진흥법'의 전면 개정을 통하여 만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2007)이다. 이 법률에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지원할 근거가 있다. 그리고 '평생교육법'에도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법률들이 있음에도 장애인의 특성이나 욕구에 맞는 학습지원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실질적으로 평생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해 달라고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하지만 법률을 만드는 등 실질적인 환경개선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이들을 마냥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도움이 된다면 장애인학교 개방도 필요하다. 특히 성인 농인들의 경우 청각장애인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농인들이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보다 유독 진학 비율이 왜 낮다. 과거 농인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수어지원 등 교육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다. 학습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수어중심의 교육 등 농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하지 않으면 학습효과를 보장할 수 없고 지속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성인 농인들이 장애인의 교육을 하는 청각장애인학교에서의 공부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작하는 신학기에는 늦깎이 농인들이 청각장애인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하고,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특성에 맞는 방안들이 주어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만들고 정부에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노력도 있어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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