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결과 가를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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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결과 가를 '갈림길'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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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VS 이명박' 대리전 가능성 '프레임 대결'
'사표' 위기 진보층 선택, 민주당 승패 가를 수도
전통적인 낮은 투표율 "'투표 의지'에 승부 달려"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만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만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다음달 7일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박영선-오세훈 양강 대결로 압축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파워 게임'으로 진행되고 있다. LH 사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여당에 잇달은 악재가 쌓이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은 차이로 우세함을 보이고 있고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판은 각종 변수가 존재하기에 지금의 결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가 어렵다.  특히 보궐선거는 평일에 치루어지는 만큼 투표율이나 투표 분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각종 여론조사들이 낮은 응답률을 바탕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에 전체 서울 시민의 민심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의 '갈림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박원순 VS 이명박?

야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그로 인한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선거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18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선택은 자진 사퇴밖에 없다.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온 피해자가 더 이상 두려움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민주당과 그 당의 후보를 심판해 달라"고 밝혔다.

또 지난 23일에는 전날 박 전 시장을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표현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천박한 성인지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잔인한 2차 가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이 성추행 당으로서의 면모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당선은 '박원순 시즌2'"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토지 의혹과 이와 관련된 오 후보의 발언 등을 비판하면서 '이명박 시즌 2' 논리를 폈다. 박영선 후보는 24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BBK를 거짓말하던 이명박과 내곡동에 대해 세 차례 말을 바꾸고 거짓말하는 오세훈 후보가 너무 닮았다. 또 이명박 대통령 시절 같이 시장을 하면서 4대강 사업이나 그밖의 여러가지 잘못된 시정을 덮어주려고 노력했다"면서 "오세훈 후보의 당선은 이명박 시즌 2"라고 밝혔다.

양당이 이처럼 상대를 박원순 전 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사실상 이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서로간의 네거티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리전 흐름이 유불리를 가늠할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명박'의 존재가 부각될 경우 역공의 빌미가 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민주당은 '박원순 프레임'이 자칫 진보 쪽의 표를 잃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당의 뇌관이 되고 있다.

2. 진보의 표심

현 상황에서 가장 선택의 고민을 할 유권자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다.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으로 정의당이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않으면서 진보 쪽의 표가 '사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송명숙 진보당 후보, 오태양 미래당 후보,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 신지예 무소속 후보 등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출마를 하지만 언론의 관심이 양당 후보에 집중된 현 상황에서 힘겨운 선거전을 치러야한다. 물론 이들을 지지하는 '소신파' 유권자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여력이 아직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갈 곳을 잃은' 진보층을 잡는 것이 필요해보이지만 이들이 민주당에 표를 주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경우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이를 감싸는 민주당의 행동에 실망감을 표하며 여성 진보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겐 큰 약점이다.  '투표 포기'라는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당이 서로의 지지세를 규합하며 투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에 진보의 표심이 생각만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하지만 결국 이 상황이 '정치 혐오'로까지 퍼질 경우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언론의 무게 중심과 '투표 의지'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LH 사태와 범야권의 후보 단일화 국면이었기에 박영선 후보가 아무리 캠페인을 해도 언론이 다루어 주지 않았다. 정책 공약 발표해도 단신 처리 하거나 거의 다루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노골적인 야권 후보들을 부각시키는 보도들이 많았는데 이제 일대일 구도가 됐기 때문에 박영선, 오세훈 같은 비중으로 보도할 수밖에 없기에 인물 대결 양상이 이전보다 더 부각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함께 방송에 출연한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론조사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포함된 여론인데 비해 선거 결과는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만의 여론이기에 모집단이 사실 다르다. 대선의 경우는 투표율이 70~80% 가까이 이기에 대부분 참여한다고 보지만 보궐선거는 50% 내외, 절반 정도는 안 가기에 어느 쪽이 투표 의지가 강하냐를 봐야한다"고 밝혔다.

결국 언론의 보도 내용과 함께 그동안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던 이들을 투표장으로 가게 할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 양당이 해야할 일이라는 게 이들의 이야기에서 나온다. 보궐선거가 투표율이 낮은 만큼 적극적으로 투표에 응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도 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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