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화성 이대남, 금성 이대녀
상태바
[공존칼럼] 화성 이대남, 금성 이대녀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1.04.12 10:18
  • 댓글 0
  • 트위터 413,4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4. 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20대 남녀의 투표 성향이다. 특히 20대 남성(이대남)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던진 몰표 현상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20대 남성 72.5%가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20대 여성(이대녀)은 민주당 44% . 기타 후보 15.1%를 나타냈다.

20대 남녀 투표 성향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오가지만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젠더 갈등’, 즉 페미니즘 이슈 때문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두드러진 성 갈등 양상은 20대 남녀를 분리시켰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20대 남성이 보수화됐다는 평을 하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20대 남녀의 투표 양상은 마치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연상할 만큼 차이가 크다. 대한민국 남녀의 거리가 화성과 금성과도 같다면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됐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앞서 말했듯 20대 남성들의 경우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극렬하게 일어났던 페미니즘 운동이 빚어낸 남녀 갈등이 문제라고 말한다.

물론 20대 뿐 아니라 전체 연령별 투표 성향을 보면 그동안 정부여당의 누적된 실책은  민심이 부글부글 끓어 넘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조국. 정경심 부부 사태, 윤미향 의원, 박원순. 오거돈 성 비위 사건, LH 직원 땅 투기, 김상조. 박주민 여권 인사의 내로남불식 행태 등 누가 뭐래도 정권심판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선거 결과였다.

180석 거대 여당의 오만과 독선적인 국정 운영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했다. 애초 서울. 부산시장의 성 비위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이 책임지는 여당의 자세였다. 하지만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선거 캠프에는 박원순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3인방을 기용했다. 또 모친의 땅 투기로 물의를 일으킨 양이원영 의원까지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은 후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렸다. 결국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과도 같았던 20대 여성들의 표도 분산됐다.

그중에서도 20대 남성들의 투표 결과는 분노의 가깝다. 20대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경향은 2018년 말부터 분명히 알 수 있었다. 2018년 12월에 2~3일간 국민일보가 비영리 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한국사회 갈등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페미니즘에 대한 남녀의 의견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20대 남성은 75.9%가 페미니즘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64.0%가 페미니즘을 지지했다. 이런 구도가 4.7 보궐선거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남성들은 정부의 공공 정책에 있어 여성에 치우친 정책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남성들은 대표적인 역차별로 ‘병역의무제’를 꼽는다. 군가산점도 사라진지 오래됐고, 최근에는 그나마 남아있던 공공기관에서 인정받던 군 경력 호봉 인정도 폐지됐다. 남학생들은 여대 약대 정원 배정에 대해서도 남성들이 직업 선택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밖에 늘어나는 각종 여성전용시설과 최근 들어 지자체 시. 군. 구에서 경쟁적으로 벌이는 ‘여성친화도시조성’ 사업은 95개소에 달한다. 공공정책은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 않고 보편적이어야 한다. 자꾸 ‘여’자를 붙이는 정책을 늘려나가니 남성들은 역차별을 넘어 명백한 남성차별이라 주장한다.

이런 점은 10대 남성 청소년, 20대 남성들이 민감하다. 따라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도 크지만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정당들에 대한 불만이 이번 4.7 보궐선거에서도 표출된 것이다. 게다가 20대 남성뿐 아니라 곧 선거권을 가지게 될 10대 남성 청소년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은 무서울 정도다. 

선거가 끝난 후 필자에게 메시지가 쇄도했다. 한 고교생은 학교에서 무거운 물건 나를 때 여학생은 빼고 남학생들만 동원된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페미니즘을 주장한다면 모든 일에 동등하게 참가해야 하는데 힘든 일은 남학생들만 시킨다고 말한다.

젊은 층은 과거의 보수. 진보 이념에서 자유롭다.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586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교감이나 정서도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공정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다. 그런데 586 정치인들이 공정의 사다리를 걷어찼으며 위선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이 투표 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문제는 20대 남녀의 간극, 단절, 나아가 남녀 분단 현상이라고 불러야 할 현실은 몹시 서글프다. 서로 빛나는 청춘의 한 시절을 만끽하며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삶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야 할 세대가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페미니즘은 이데올로기이자, 사회운동이며 정치적 실천운동이다. 여성들의 주장과 투쟁이다. 하지만 과도한 페미니즘 운동이 낳은 부작용은 젊은 남성과 여성을 화성과 금성만큼 멀어지게 했다. SW

murphy803@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