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외눈' 표현, 장애인 비하 발언 맞나?
상태바
추미애 '외눈' 표현, 장애인 비하 발언 맞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4.27 15:52
  • 댓글 0
  • 트위터 412,4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득권 언론 비판하며 '외눈으로 보도' 표현
추미애 "사전적 의미, 비하 표현 아니다" 장혜영 "비정상성의 비유"
"당사자가 듣고 기분 나빠하면 그것이 차별, 표현 신중했어야" 지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외눈' 표현이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단어 자체로는 비하의 요소가 없고 한쪽으로 치우친 언론을 비유한 표현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정치인의 발언 하나하나의 영향력과 장애인 당사자들의 반응을 생각한다면 표현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언론상업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뉴스공장은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기에 남아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 문제를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거의 모든 언론이 재벌, 자본, 검찰, 정치권력 등 기득권 세력과 한 편이 된 상황에서 주인인 시민을 위한 방송, 팩트에 기반한 방송, 시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방송, 진실을 말하는 방송에 하나라도 있어야한다.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들이 '언론상업주의'에 너무 빠져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볼 필요가 없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밝혔는데 여기서 '외눈'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된 것이다.

외눈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짝을 이루지 않고 하나만 있는 눈', '두 눈에서 한 눈을 감고 다른 한 눈으로 볼 때 뜬 눈'이라는 뜻으로 사전적인 의미로만 보면 비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단어가 장애인 비하 발언인 '외눈박이'를 연상시키고 '양눈은 정상, 외눈은 비정상'이라는 인식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비하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도 지난달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진실에는 눈감고 거짓만을 앞세우는 외눈박이 공세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장애인 비하라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국어사전의 '외눈'의 뜻을 밝히면서 "접두사 '외-'는 '혼자인'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외눈만 쌍꺼풀이 있다', '외눈으로 목표물을 겨누다', '외눈 하나 깜짝 안 하다'는 표현에서 외눈은 시각장애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더욱 아니다"라면서 "진실에는 눈감고 기득권과 유착한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한 것인데 문맥을 오독해 제 뜻을 왜곡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추 전 장관의 발언을 비판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외눈'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눈'이라는 단어를 '양눈'보다 가치가 덜한 것, 편향적인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한 점에서 장애 비하 발언이 맞다. 추 전 장관이 든 예는 양눈과 비교해 가치가 떨어지는 무언가에 빗대는 비유로 사용하지 않은 것이지만 추 전 장관의 글에는 정상성의 기준으로 제시된 '양눈'이라는 표현에 대비되어 비정상성의 비유로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차별 여부는 행위나 정황을 봐야하기 때문에 쉽게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만 '외눈'이 지양해야할 용어인 것은 맞다. 또 이 말을 듣고 당사자가 기분이 나쁘다고 하면 이것도 결국 차별이 된다. 물론 추 전 장관이 언론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사용한 것이고 장애인을 비하할 마음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추 전 장관이 조심을 했어야했고 특히 인권과 연관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분이시기 때문에 더욱 조심을 하고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의 장애 비하 발언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에 정신장애인이 많이 있다"는 발언을 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 말을 받아치며 "국민은 그 말을 한 사람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한다"고 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으로 이어졌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는 발언으로 장애인들의 비판을 받았으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등도 '벙어리'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기재부 장관이 금융 부분을 확실히 모르면 절름발이가 된다"고 말했다가 같은 소위의 장혜영 의원에게 '장애 비하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이 의원은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고 장혜영 의원은 "이렇게 한 걸음 다가와주셔서 참 반갑다"며 사과를 받아준 바 있다.

김철환 활동가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언어를 통해 나오고 특히 정치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사회에 영향을 주고 파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한다.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과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며 그 변화를 정치인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한다. 사회적인 책임을 정치인들이 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