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부성우선주의 폐기', 엄마 성(姓) 가질 권리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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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부성우선주의 폐기', 엄마 성(姓) 가질 권리 현실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4.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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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차별적 인식 야기, 개선 필요성 검토"
위헌 판결 전례 "가족구성원 대표 남성으로만 규정한 호주제 산물"
'전통적 가족 형태 깨뜨릴 것' 우려 존재, '사회적 통념' 극복 숙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부가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도록 하는 '부성우선주의 원칙' 폐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호주제 폐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 등에도 불구하고 부성우선주의가 사라지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정부가 폐기 추진을 알렸다는 점에서 자녀가 이제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7일 여성가족부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자녀의 성 결정 방식을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부성우선주의 원칙에서 '부모 협의 원칙'으로 바꾸기로 했다. 부성우선주의는 민법 781조 1항의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에 기본을 둔 것으로 이미 이 조항은 지난 2005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호주제가 전격적으로 폐지됐으며 2008년 가족관계등록법이 개정되어 자녀에게 어머니의 성을 물려줄 수 있도록 했지만 문제의 조항은 그대로 유지되어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한다는 원칙은 계속 유지되어 왔다. 성을 바꾸는 것을 출생신고가 아닌 혼인신고 때 결정하도록 하고 어머니의 성을 따를 경우 혼인신고서는 물론 관련 협의서를 따로 작성해 제출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3월 이설아-장동현 부부는 부성우선주의 원칙이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2020년 12월 혼인신고를 한 이 부부는 혼인신고 과정에서 자녀가 모계 성을 따르기 위해서는 사전 협의를 강제해야한다는 점에 부당함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설아씨는 "부성주의는 부(父)와 남성을 기준으로 가족제도를 구성하는 부계혈통주의의 핵심으로 아들을 통해서만 가계의 계승이 보장되고 딸을 통해서는 혈통의 상징인 성(姓)을 물려줄 수 없어 그 가계의 계승이 단절된다는 인식으로 연결된다. 결국 부성주의와 이에 기반한 부계혈통주의는 남아선호 관념으로 이어지고 가족 내부에 있어서 딸의 지위를 아들의 지위에 비해 부차적으로 열등한 것으로 만들어왔다. 이는 과거 가족구성원의 대표를 남성으로만 규정한 '호주제'의 산물이다. 구시대적인 가족 제도에 종점이 찍힐 때가 왔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다양한 가족 자녀에게 차별, 불편을 야기하는 현행 자녀의 성 결정 방식 개선의 필요성이 검토됐고 현행 민법 제781조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것을 예외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비혼, 한부모 등 다양한 가족 자녀들에게 차별적 인식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자녀의 성 결정을 부성우선주의 원칙에서 '부모협의 원칙'으로 전환하고 이것이 가능하도록 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가족의 개념이 바뀌고 다양한 가족 구성이 이루어지는 만큼 그 변화에 맞추어야한다는 것이 여가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교회총연합은 28일 "1인 가구 증가. 가정의 해체와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과 노인, 청소년에 대한 복지적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바람직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전통적 가정과 가족의 해체와 분화를 가속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통적 혼인과 가족제도에 대한 해체를 의도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자녀들에게 성을 선택할 권리를 줄 경우 가족의 유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통념상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족 제도가 변화되는 시점에서 과거의 형태를 고집하는 것은 퇴보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었고 최근 여론도 자녀의 성 선택을 가능하게 해야한다는 주장이 우세해지는 등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오고 있지만 전통을 지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여전히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가족제도의 변화 속에서 가부장제의 잔재로 비판받았던, 혹은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라고 인정받았던 '부성우선주의'가 어떻게 변화될 지, 이를 통해 여성과 자녀의 권리가 더 향상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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