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집권당 참패, 정권 좌우하는 '코로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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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집권당 참패, 정권 좌우하는 '코로나 대책'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5.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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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 일본 자민당 보궐선거 '0석', 스가 정권 타격
'코로나 대참사' 속 유세 강행 무디 인도 총리, 성난 민심 공격받아
지난해 한국 총선-미국 대선 이어 '코로나 극복' 변수 지속
지난 2일(현지시간) 지방선거 개표가 실시되고 있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주도에서 초반 지방당이 중앙 집권당을 누른 것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이 당수 사진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간) 지방선거 개표가 실시되고 있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주도에서 초반 지방당이 중앙 집권당을 누른 것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이 당수 사진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한국에 이어 일본과 인도에서 연달아 집권당이 선거에 참패하는 결과가 나왔다. 스가 일본 총리의 코로나 대책에 대한 불신이 일본 자민당의 참패를, 코로나 대참사를 겪고 있는 인도가 그 책임을 집권당에 묻는 결과가 나오면서 '코로나 극복'이 국가 정치를 좌우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일본 중·참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이 선거가 열린 구에서 모두 패했다. 참의원 나가노 선거구 보궐선거는 입헌민주당의 하타 지로 후보가 자민당 고마쓰 유타카 후보에게 승리했고 참의원 히로시마 선거구 재선거에서는 입헌민주당, 국민당, 사민당 공동 후보로 나선 미야구치 하루코 후보가 자민당 니시타 히데노리 후보에게 승리했다.

또 자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중의원 홋카이도 2구 선거에도 입헌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곳은 전직 지역 의원이었고 스가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이 뇌물 혐의로 의원직을 그만두면서 치러진 것이다. 스가 정권이 세워진 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집권당이 한 석도 얻지 못하면서 스가 총리의 정권 운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 18일 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이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일 정상회담이라는 호재가 있기는 했지만 코로나19 감염자 증가로 긴급사태 선언이 임박하고 이로 인해 도쿄올림픽 개죄에 부정적인 여론이 스가 총리와 자민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보궐선거가 자민당 소속 지역 의원들의 비리로 인해 열렸다는 점도 선거 패배에 영향을 준 부분이었다. 

나가노 보궐선거의 경우 입헌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치러졌고 입헌민주당이 '조문 선거'를 내걸면서 자민당에게 다소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문제는 자민당의 지지층 지반이 두터운 히로시마에서 패했다는 점이었다. 히로시마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가와이 안리 전 자민당 의원의 당선 무효로 인해 열렸고 이로 인한 역풍을 자민당이 맞은 셈이다.

스가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대단히 심각한 결과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쳐야 할 점은 제대로 고치겠다"고 밝힌 뒤 "코로나 대책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중의원 선거 조기 실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보궐선거 참패와 더불어 3번째 긴급사태 발령 등 코로나 확산 문제 등으로 인해 스가 총리가 중의원 해산과 선거를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이후에 치를 것이라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스가 총리가 밝혔지만 백신과 올림픽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 대참사 속에서 진행된 인도의 지역 선거도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이 5곳 선거 중 3곳에서 패하며 집권당의 완패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힌 동부 웨스트뱅골주 주의회 선거에서 지역정당인 트리나물콩그레스(TMC)가 전체 294석 중 213석을 차지했고 BJP는 77석을 얻는 데 그쳤다. 

또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BJP와 연대해 집권 중인 지역 정당 전인도안나드라비다 진보연맹(AIADMK)이 234석 중 74석을 얻는데 그쳤고 드라비다진보연맹(DMK)이 156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BJP연합은 동북부 아삼주와 연방직할지 푸두체리에서 승리했다.

특히 모디 총리의 입장에서는 웨스트뱅골주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 인도의 유일한 여성 주총리이자 '반모디'의 선두 주자인 마마타 바네르지가 이끄는 TMC와 BJP의 정면 승부가 펼쳐진 곳으로 코로나 확산세 속에서도 모디 총리와 장관들이 직접 현지 대규모 유세를 하며 바람을 일으키려했지만 예상외의 참패를 당하며 정권 유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집권당의 참패는 역시 코로나 대확산이 주요인이다. 지난 3월말부터 하루 신규감염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것을 시작으로 신규 확진자가 30만~40만명을 넘기는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모디 총리는 선거 강행은 물론 방역보다 유세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이 몰리는 집회를 강행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확산세 급등을 정부가 더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지적하듯 바네르지 웨스트벵골주 총리는 "웨스트뱅골이 인도를 구했다"며 "코로나19 대처를 최우선 정책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책 문제는 각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왔다. 지난해에도 K방역이 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것에 힘입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고 미국 대선 역시 코로나 대책에 미흡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하며 재선에 실패했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코로나 백신 공급 여부를 놓고 방역 문제가 지적되던 상황에서 치러졌고 결국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물론 다양한 이유가 나오지만 '코로나 대처'가 영향을 미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처럼 국제 정세가 코로나 대책 여부에 따라 정권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으로 번져가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우리나라 대선 역사 '코로나 대책'이 선거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처럼 즉흥적인 대책으로 지원금이나 백신 공급 등을 논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이 된 만큼 여야가 정쟁을 떠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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