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백신 정치', 당내에서도 나오는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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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백신 정치', 당내에서도 나오는 '굴복'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5.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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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뉴시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백신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어설픈 백신 정치'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분명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홍준표 무소속 의원,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복귀 여부와 함께 황 전 대표도 복귀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올드보이'의 귀환이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을 망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우려를 표시하는 중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 5일 "미국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신이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이 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면서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미국에서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이 남아돈다. 21세기판 '기브미 초콜릿' 참 슬프다"라는 글을 남기고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를 만나 북한 인권을 논의했다는 것도 전했다.

그리고 황 전 대표는 지난 12일 "미국 주요업체 백신 1000만개를 한미동맹 혈맹 차원에서 대한민국 측에 전달해 줄 것을 정재계및 각종 기관 등에 공식 요청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장이 '회의 후 직접 보고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백신 1000만 분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그동안 야인으로 지내왔다. 그가 당권을 잡은 후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서 삭발, 단식투쟁 등을 해왔지만 '민생 외면', '보여주기 쇼'라는 비판을 받았고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지난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승리로 끝나면서 야권 인사들이 조금씩 대선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고 황 전 대표 역시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그 핵심이 바로 이번 '백신 행보'인 셈이다.

그러나 황 전 대표가 "대한민국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백신은 미국 제약업체가 생산한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 등임을 미국에 설명했다"며 한국에 들어온 아스트로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국민의힘이 지자체장인 서울, 부산, 제주에만 백신을 공급하도록 부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에 굴복하는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과 함께 국민들을 갈라치기한다는 비난 역시 한몸에 받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아무리 대권 행보가 급했다지만 미국까지 가서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라도 백신을 달라니?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인가?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있는가?"라면서 "명색이 대권 후보라는 전직 국무총리의 희한한 편가르기에 국민들은 '백신으로 장난하나'라고 묻고 있다. 낯뜨겁다. 제발 이러지 좀 맙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황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 아직 '동맹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흔들리는 한미동맹,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착오적 세계관에 갇힌 운동권 세대의 어설픈 내수용 정치를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한 달 만에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는 재보궐선거 승리에 취한 나머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도리어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오는 모습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선거 참패의 원인이 된 황 전 대표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썩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도 백신 확보를 해야한다는 절박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미동맹'이라는 미명 아래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호평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 시점이다. '백신 정치'가 그의 성공적인 복귀로 이어질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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