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말하는 식량형편...“일부 지역에 아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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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말하는 식량형편...“일부 지역에 아사자”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1.06.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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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고난의 행군’ 초기현상 보여
장마당서 입쌀 20%-옥수수 30% 올라
보릿고개로 '풀죽' 한끼 먹는 사람많아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지난해 태풍 피해로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개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이번 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북제재에 지난해 태풍피해와 코로나사태까지 겹쳐 자칫 식량난이 체제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의 식량난은 어느정도일까.

대북 소식통들은 보릿고개인 6월 들어 그 사정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고난의 행군초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풀죽' 하루 한 끼만 먹고 산다는 소식도 있고, 아사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 풍경. 사진=시사주간 DB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 풍경. 사진=시사주간 DB

◇ 입쌀-옥수수 가격 급등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입쌀 가격이 최근 들어 20% 이상 급등했다.

1kg 장마당 가격은 평양이나 평성 등 내륙의 경우 5000원이고, 중국과 접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이나 자강도 만포지역은 55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4000원선에 머물던 가격이 단기간에 20% 이상 상승했다.

북한 주민들의 주식인 옥수수 가격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 41kg2000원선이던 게 이달 초 3000원선까지 올랐다.

일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쌀의 경우 지난달 28일 기준 4200원에서 이달 84900원으로, 옥수수는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모내기하는 북한 주민들. 사진=시사주간 DB
모내기하는 북한 주민들. 사진=시사주간 DB

◇ 하루 한 끼 먹는 사람이 많다

양강도의 한 주민은 하루 한 끼 밖에 못 먹는 사람이 많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고난의 행군(1990년대 후반 미증유의 대기근) 때 보다 더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행정, 노동당, 경찰, 보위국(비밀경찰) 등 공무원에게는 식량배급이 나오고 있지만, 공장 등 일반 기업소 근무자에 대한 배급은 거의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의 과잉 코로나 대책에 대한 부작용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다수 국민의 수입이 급감했다그동안 저축과 빚으로 근근이 버텨온 사람들도 보릿고개 시기에 접어든 현재는 한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함경북도 무산군에 사는 소식통은 무산 광산의 지난달 나온 배급은 며칠분의 옥수수뿐이었다시장 장사가 전혀 안 돼 많은 사람이 꽃제비(부랑자)가 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광산 노동자 중에는 영양실조로 부종이 생겨 출근도 못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결핵 환자가 늘고 있지만 중국에서 약품이 들어오지 않아 지난해 여름 이후 사망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단둥에서 본 평안북도 의주군의 옥수수밭과 국경초소. 사진=시사주간 DB
중국 단둥에서 본 평안북도 의주군의 옥수수밭과 국경초소. 사진=시사주간 DB

◇ 옥수수로 만든 국수 먹던 시절이 그립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철저히 통제하고, 지역간 이동을 금지시키면서 식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간 편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당국이 가격을 통제하면서 인위적으로 가격 상승을 막았지만 보릿고개에 그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장마당에서 옥수수 가격이 30% 급등한 것은 보릿고개를 감안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코로나 발생 이전까지 옥수수 가격이 쌀값의 3분의 1 정도인데 조금씩 올라 지난달 말 쌀값의 절반 수준을 유지했지만 6월 들어 쌀값의 60%까지 육박한 실정이다.

이 같은 식량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초기 시절에 옥수수 가루에다가 각종 채소, 산에 나는 나물, 풀들을 섞어서 풀 범벅을 만들어 먹는 가정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옥수수로 만든 국수를 먹던 시절이 그립다고 할 정도여서 식량 사정이 긴장한 가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날씨까지 북한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소식통은 올해 봄 날씨가 추운 탓에 밀, 보리, 감자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캐봐야 수확량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수확이 감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쌀자루를 실은 배가 압록강 둔치를 향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 올해 식량 88~135만톤 부족할 듯

북한의 주요 농경지가 지난해 수해로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식량이 약 86t 부족해질 것이라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추산이 나왔다.

FAO북한 2020/21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2020/21 영농연도(202011202110) 식량 생산량 추산치는 총 5561000t으로, 최근 5년 평균치인 5612000t을 조금 밑돌았다.

이는 2020년 추수기 수확량과 2021년 봄걷이 작물 수확량을 합친 것이다.

이 가운데 주식에 해당하는 쌀 수확량이 벼 기준으로 2113000t이었고, 옥수수가 2214000t, 감자가 377000t, 23t(곡물 환산 시 276000t), 기타 곡물이 161000t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겨울과 봄 사이에 재배하는 밀과 보리, 감자 수확량이 466000t으로 예상된다.

쌀은 벼 도정(도정율 66%)을 거치면 1395000t으로 줄어, 북한이 가용할 수 있는 식량은 총 4889000t 수준이다. 이는 북한의 1년 치 식량 소비량인 4541000t을 웃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1063000t이 부족할 전망이다. 175000t은 사료, 213000t은 종자 용도로 빼놔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당초 계획한 식량 수입량이 205000t인 것을 고려하면 858000t이 부족할 것이라고 FAO는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2.3달 치 식량에 해당한다.

FAO수입이나 식량 원조로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 가정이 올해 8월부터 10월 사이에 혹독한 어려운 시기(lean period)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북한의 농업과 식량 상황 2020년 동향과 2021년 전망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최대 135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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