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시청각장애인협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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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시청각장애인협회를 아시나요?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6.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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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 주었던 안내견 '평등'이와 함께한 조원석회장. 안내견 ‘평등’이는 지금은 은퇴하여 조원석회장 곁에 없다.  사진=조원석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 주었던 안내견 '평등'이와 함께한 조원석회장. 안내견 ‘평등’이는 지금은 은퇴하여 조원석회장 곁에 없다. 사진=조원석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이달 초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가 개봉되었다. 시청각장애인 문제를 다룬 이창원 감독의 작품으로, 이런 소재의 영화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재식(진구 분)은 자신이 운영하는 대행사의 모델 지영이 죽자 받지 못한 돈을 챙겨보려 그녀가 살았던 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재식은 지영의 딸이며 시청각장애인이었던 은혜(정서연 분)를 만난다. 영화에서는 그렇게 만난 은혜와 재식이 부대끼며 시청각장애인 문제를 하나씩 알려나간다.

시각과 청각에 장애가 있었던 ‘헬렌 켈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헬렌 켈러’와 같은 장애인들이 국내에도 있는지,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의의가 크다.

시각과 청각에 동시에 장애가 있는 이들을 ‘시청각장애인’이라 부른다. 시청각장애는 독자적인 장애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장애인복지법에서 ‘시각 및 청각 기능이 손상된 장애인’(동법 제22조 등)을 시청각장애인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률에서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의 근거는 마련된 셈이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주로 손끝의 촉각을 통하여 사람들과, 세상과 소통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나 지원 서비스가 많지 않다. 이들을 지원할 전문 활동보조 인력이나 촉수어 통역사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시청각장애인들은 세상과 단절되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기 위하여 시청각장애 당사자 단체인 ‘한국시청각장애인협회’(협회)를 소개하려 한다. 어쭙잖은 지식으로 이들을 대변하는 것보다 제한적이지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협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원석회장의 이야기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대신하려 한다.

◇ 협회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우리 협회는 시청각장애인들의 자조 단체입니다. 시청각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시청각장애인 맞춤 복지환경을 만들기 위한 단체입니다. 시청각장애인은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과 다른 특성이 있는데 현재 별도의 맞춤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 시청각장애인 등 당사자들의 활동으로 작은 변화가 있지만 여전히 미흡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움직임에서 당사자들이 배제되고 밀려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주변 전문가 등이 법이나 정책 등을 개선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등 활동을 하려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 협회는 언제 조직되었나요?

우리는 2017년 4월 '손잡다'라는 임의단체로 출발했습니다. 본격적인 당사자 운동을 하고자 지난 3월 6일 한국시청각장애인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법인 인가를 받는 등 공식단체로 발돋움하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협회를 설립한 주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협회는 당사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이나 정책 등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고요. 한편, 자조모임이나 정보제공 등을 통하여 시청각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계속되겠지만 거시적인 활동에 더 중점을 두려 합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활동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 협회가 설립된 주요 이유입니다.

2017년 국회에서 진행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발의 장소에 시청각장애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조원석회장은 당사자들이 겪는 고충을 발표했다. 사진=손잡다
2017년 국회에서 진행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발의 장소에 시청각장애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조원석회장은 당사자들이 겪는 고충을 발표했다. 사진=손잡다

◇ 협회의 활동 방향은 무엇입니까?

아직은 작고 비공식 단체라 단체 확대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조직이 작다보니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어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잘 들으려 하지 않아서입니다. 현재 단체를 키우려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제정이나 욕구에 맞는 서비스 개발 등에도 방향을 맞추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개별 지원기관들도 만들려 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우리 협회의 활동 방향들입니다.

◇ 시청각장애인으로서 사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요?

최근 들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다보니 정부에서 시청각장애인 정책을 수립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반면에 안타까운 것도 있는데요, 시청각장애 당사자가 아닌 교수 등 전문가들이 자꾸 앞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우리 같은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헬렌켈러법으로 불리는 ‘시청각장애인의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제정 추진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법률안에 반대하는 시청각장애인이 많습니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배제되었고, 내용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입니다. 그럼에도 이에 아랑곳 않고 일부 단체가 법 제정을 밀어붙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각장애 당사자들의 목소리인데 말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법률제정도 그렇고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 당사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놓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전문가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잘 낼 수 있도록 지원만 해주면 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

우리 협회를 설립한지 얼마 안 되어 겪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운영비 확보입니다. 법인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라 국가는 물론 외부 지원이 없는 상태입니다. 독립된 사무실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운영비가 없다보니 상근직원을 두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서고 활동할 수 있도록 후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후원해 주신다면 자립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후원 계좌 : 우리은행 / 1005-403-908824 / 예금주(손잡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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