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반성' 감형된 성범죄자, '진심어린' 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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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반성' 감형된 성범죄자, '진심어린' 반성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6.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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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70% 해당, 진심 여부 확인 없이 '무분별'
반성문 대필, 여성단체 '꼼수 기부' 등 만연
"'진지한 반성' 양형기준에서 제외" 주장 제기
사진=황채원 기자
사진=황채원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법원에서 판사는 범죄자의 사정을 짐작하고 헤아려 판사 재량으로 형량을 감경할 수 있는 '작량감경'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성범죄자의 70%가 이른바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형량이 감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경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지한 반성' 감경 사유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중죄인들이 풀려나고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2019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강간과 강제추행, 장애인과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행, 성폭행 과정에서 상해를 입혀 재판에 회부된 성범죄자 중 70% 이상이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감경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서 받은 2019년 성폭력 범죄 감경 사유를 보면 판결문에 양형 기준 적용을 받았다고 기재된 성범죄 4825건 중 3420건(70.9%)이 '진지한 반성'을 감경 사유로 채택했으며 1461건(30.3%)은 '형사처벌 전력 없음(초범)'이 채택됐다(감경 사유는 중복 적용 가능). 또 장애인과 13세 미만 청소년 성폭행 범죄의 65% 이상도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감경됐으며 27% 이상이 초범을 이유로 감경됐다. 

문제는 이들이 내린 '진지한 반성'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함께 '진심어린 반성'이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우선 진지한 반성의 범주에 들어가는 '반성문'을 인터넷을 통해 다운을 받고 대필을 받아 쓸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00원이면 예시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고 5만원이면 반성문 대필이 가능한 방식 등 대필 사이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일각에서는 반성문이 감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반성문을 감형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n번방'으로 구속된 조주빈 등 관련 범죄자들이 모두 반성문을 제출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19년 성폭력 범죄의 35%가 '피고인의 반성과 뉘우침'을 이유로 감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여전히 반성문이 감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반성문 대필이 성행하고 이를 통해 감형을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성범죄 전문지식 공유카페' 검색 내용 캡쳐본. 사진=용혜인 의원실
'성범죄 전문지식 공유카페' 검색 내용 캡쳐본. 사진=용혜인 의원실

반성문과 더불어 성폭력 가해자들이 여성단체 등에 '꼼수 기부'를 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래 형사재판과 관련해 나타난 새로운 양상이 성범죄로 재판 중인 피의자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여성단체에 기부금을 후원하고, 감형이 참작되면 후원을 끊거나 형량이 안 줄면 돌려달라고 늘어나는 등 감형 꼼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인터넷 카페에 '진지한 반성'을 증명하기 위한 기부와 봉사활동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2015~2017년 전국 126개의 상담소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후원한 사례가 101건에 이르렀는데 감경이 되지 않은 범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일도 잦다고 한다.  

여기에 '기소유예 등 이상의 처벌을 받은 일이 없다'는 이유로 감형을 하는 사례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성폭력 트라우마 치료를 빙자헤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범죄자의 경우 1심은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했으나 2심은 "과거 강제추행으로 교육이수 조건의 기소유예를 받은 것 외에는 달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며 원심을 깨고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처럼 모호한 기준으로 양형을 정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이로 인해 성범죄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다시 복귀한다는 점에서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경우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하지만 가해자는 몇 년의 징역으로 끝나고 이 역시 감형으로 나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의원은 “장애인과 13세 미만 청소년 대상 성범죄조차 초범이라는 이유와 반성문을 썼다는 이유로 감형해준다면, 이는 국민의 법 감정과 심각하게 유리된 처사”라면서 “‘진지한 반성’ 조항을 양형기준 감경 사유에서 전면 제외해야 한다. 손정우, 조주빈을 만든 것은 성범죄에 관대한 우리 사회와 그보다 더욱 관대한 양형 기준"이라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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