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감사원장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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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감사원장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7.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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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 출마, 최재형 사퇴에 '중립성 침해' 논란
"정치적 행보 증명" VS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주자로 만들어"
향후 검찰, 감사원 중립성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남겨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지난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털어놓은 말이다. 최재형 원장의 대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임기 도중 사퇴를 하며 이를 확인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불쾌감을 그대로 표현한 셈이다. 지난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최재형 감사원장도 원장직을 던지며 대권 도전 의사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보이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할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가 적합한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이들의 대선 출마에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윤 전 총장은 검찰개혁을 단행하려는 조국, 추미애 두 전직 법무부장관과 각을 세우고 조 전 장관 수사를 주도하며 보수층의 지지를 한몸에 얻었고 최 전 원장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놓고 정부 여당과 맞서면서 '소신파'로 주목받는 인사였다.

이들이 모두 자신의 장래를 '대통령'으로 틀면서 그간 이들의 행보가 '정치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부와 각을 세운 것이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내용이다. 특히 어느 직책보다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책을 맡은 이들이 직책을 중간에 내놓고 대선으로 간다는 것에서 더더욱 이들의 소신이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야당과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탄압이 이들을 대선 주자로 만든 것'이라며 이들이 대선으로 나서게 만든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임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

지난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검사냐, 깡패지'라고 옛날에 말했는데  '검찰총장직을 이용해 정치적 발판으로 삼았다면 그게 검사인가, 정치깡패지'라는 식으로 지금까지 내뱉은 말에 대해 계속 공격을 받게 될 수 있고 본인이 갖고 있던 상징, 공정, 정의 등이 계속 공격받으면서 상처가 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솔직히 말하면 정치적 국적 변경자일 뿐이고, 정부 요직에서 암약한 반정부 인사일 뿐이다. 검찰총장 하다가 대선 나오고 감사원장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고 나오는 게 온당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이 출연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이나 검사의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한 것이 드러나면 그만두어야하지만 지금까지 1년 동안 정부 여당이 샅샅이 뒤져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이 자신에게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것을 가지고 잘못됐다고 한다면 대한민국 헌법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온당 차원을 넘어 윤석열을 대권 후보로 만들어 준 분은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전 장관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다른 정당에 소속되는 것을 배신자라고 한다는 건 민주주의에서 맞지 않는 논리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정기관, 권력기관 장들이 모두 대통령 출마를 고민하다보니 국정원장 출마만 남았다는 말이 나온다. 아무래도 사정기관장이나 권력기관장이 바로 정치권에 직행하는 것은 정치적 야욕을 위해서 직무를 할 수 있다는 의혹을 받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이 기획수사, 혹은 감사, 보복수사 또는 감사를 한다면 열심히 고생한 직원들을 볼 면목이 있을까 생각이 든다. 개인의 호불호로 운영을 한 것은 부적절하지 않았나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고 대통령께 반기를 들면서 반대파들의 지지를 받는 정도지 국정운영 철학이나 국정 가치 등을 보여준 건 없다"라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반면 같이 출연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당 밖의 인물들이라는 비아냥이 있기는 하지만 왜 우리 쪽으로 이렇게 끌려 들어오다시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 해봐주셨으면 좋겠고 국민들이 왜 그분들을 부르는 지도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이 왜 그분들을 부르시는지, 왜 문재인 정권으로 가지 않고 범야권의 주자로 거론되는지, 그래서 지금 현 정권의 국정운영이 어땠는지를 반성해야하는 때라고 본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이들의 대선 출마를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고 이들의 출마를 원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며 정부의 실정을 자신들이 경험한 만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출마가 자칫 후임 검찰총장이나 감사원장에게 독립성을 해치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많다. 이들의 완주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출마 자체가 이미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들이 대선에 출마하고 대통령이 될 경우 후임자들이 '아, 나도 저렇게 하면 대선에 나설 수 있고 권력을 잡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정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검찰과 감사원 모두 중립성이 생명인데 정치에 눈이 멀어 자칫 이 원칙을 훼손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분명히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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