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회 의원 100여명 사직… 충성 맹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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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회 의원 100여명 사직… 충성 맹세 거부
  •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승인 2021.07.09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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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면 의원직 박탈에 형사처벌 까지
100 여명이 사직하고 정치생명 마감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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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홍콩 정부가 구의회 의원에게 충성 맹세 서약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주도하에 홍콩 자유 민주주의가 말살되어가고 있는 생생한 모습이다,

9일 NHK에 따르면 이달 중 선서가 강행될 예정이며 정부에 반대하는 민주파 의원 대부분이 사직할 것으로 보인다. 선서를 하지 않으면 의원자격이 박탈되고 형사 처벌 당한다.

홍콩에서는 ‘애국자 의한 홍콩 통치'를 추진하기로 한 시진핑 지도부에 의해 선거제도가 변경됐다. 홍콩 정부는 독립을 주장하거나 중국을 모독하는 등의 9가지 사례를 충성서약 위반죄로 거론했다.

따라서 선서를 강요받기 전에 사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7,8 이틀간 60여명에 달하며, 이미 사직한 사람을 합치면 100여명이 구의회를 떠났다.

2019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홍콩 구의회 452석 중 388석을 범민주진영이 차지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2년도 채 안돼 정치 무대에서 사라진 것이다.

사의를 표명한 임진(林進)씨는 중국 본토와의 경계에 가까운 북서부의 도시에서 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의 시민과 관계를 구축해 왔기에 남아있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시도하겠다"고 했다. 임씨는 8일 페이스북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 붕괴된 제도하에서 개혁 희망은 가질 수 없다. 언젠가 거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고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분노를 삭였다.

홍콩은 지난해 10월부터 공무원 18만명에게 충성맹서를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던 200여 명은 잘렸다. 홍콩 정부는 노골적으로 “서명을 거부하는 자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공무원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위협했다. SW

p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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