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에게 ‘친근한 이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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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에게 ‘친근한 이름’이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1.08.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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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배우' 칭호를 수여 받은 김옥주가 '친근한 이름'을 부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인민배우' 칭호를 수여 받은 김옥주가 '친근한 이름'을 부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2021216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광명성절 기념음악회가 열렸다. 거의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도 1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동반 관람했다.

공연이 시작된 지 약 45분쯤 됐을까 다음 곡을 준비하는 무대를 향해 김정은 위원장이 오른손 검지를 허공에 휘저으며 뭔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지휘자는 당황한 듯 악단에 다시 반주를 주문했고, 조금 전 했던 노래가 또 나왔다.

김 위원장의 앵콜이어서인지 더 크고 웅장한 무대가 펼쳐졌다. 가수 김옥주는 보조개를 한껏 드러내며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인민군 합창단 또한 기쁜 표정으로 친근한 이름을 불렀다. 김 위원장은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는가 하면 웃는 얼굴로 오른쪽에 앉은 이설주와 대화를 주고받았다.

앵콜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나와 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고 관람석에 앉았던 관중들이 박수로 화답하며 공연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또 한 번 손을 휘저으며 뭔가를 지시했다. 입모양은 다시 한번 하라였다.

그러자 김옥주와 인민군 합창단 등은 또 한 번 친근한 이름을 불렀고, 객석에 앉은 관람객들도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공연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엄지를 추켜세우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의 요청 때문이지만 한 공연에서 같은 곡을 3번이나 부르는 모습은 북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 듯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연이 끝났는데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연이 끝났는데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이날 김 위원장을 흥겹게 했던 노래는 친근한 이름으로 최준경 작사, 리종오 작곡이다. 보천보전자악단에서 공훈배우 리경숙이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다.

가사는 이렇다.

<1>“어머니란 말과같이 다정하여라/스승이란 말과같이 친근하여라/기쁨속에 그 이름 부를 때며는/가슴속에 밝고밝은 해가 솟아라/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

<2> “아이들도 어른들도 맑은 소리로/아침저녁 그이름을 노래에 닮네/행복속에 그이름 부를 때며는/마음속에 향기로운 꽃이 피여라/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 친근한 이름.”

<3> “온세상이 받드는 친근한 이름/해님으로 우러르는 친근한 이름/투쟁속에 그이름 부를 때며는/온누리에 붉은 노을 찬란하여라/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김정일 김정일 김정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김옥주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김옥주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2021711일 만수대의사당.

중요 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에 대한 국가표창 수여식이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돼 국무위원회 연주단 소속 성악배우 김옥주에게 인민배우 칭호가 수여 됐다.

1985년생인 김옥주는 올해 나이 36세다. 북한에서 30대에게 인민배우 칭호를 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삼지연악단 소속으로 방한해 두 차례 공연에서 ‘J에게를 불러 우리에게도 낯익은 얼굴이다.

김옥주는 11살이던 19961231일 새해(1997) 맞이 공연에 출연하는 등 유년시절부터 노래에 두각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다녔던 금성학원 출신으로 그의 선배이면서 은하수관현악단 등에서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는 청봉악단, 모란봉악단, 삼지연관현악단을 거쳐 현재 국무위원회 연주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북한에서 가수는 공무원이다. 그에 맞는 직급이 있는데 김옥주는 1급 공무원인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시대 최고의 히어로인 김옥주는 공연출연 횟수나 명예칭호와 훈장, 김 위원장과 인증샷 등 최고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이뤘다.

김옥주는 국가표창 수여식 결의 토론에서 감화력과 호소성이 강한 명작, 천만의 심장을 울리는 역작들을 더 많이 창작, 창조함으로써 우리음악을 시대정신이 맥박치는 인민의 음악으로 발전시키는데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음악정치를 활용해왔다. 수행비서 역할을 하는 현송월 부부장이 기복 없는 정치적 입지를 다져 온 것을 보면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김옥주도 향후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사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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