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사는 판박이”...카불 VS 사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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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역사는 판박이”...카불 VS 사이공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1.08.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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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성조기 내려 아프간 전쟁 마침표
전쟁비용만 2조2600억 달러 투입불구 ‘치욕’
1975년 월남 패망 전 사이공 모습과 데자뷰
미국인이 탈레반에 쫒겨 헬기로 카불을 떠나는 모습(왼쪽)과 1975년 호치민 함락 직전 헬기로 탈출하는 미국인. 사진=NEW DPRK
미국인이 탈레반에 쫒겨 헬기로 카불을 떠나는 모습(왼쪽)과 1975년 호치민 함락 직전 헬기로 탈출하는 미국인. 사진=NEW DPRK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카불 VS 사이공.”

북한 대외선전매체 ‘NEW DPRK’16일 중국 웨이보에 미군이 헬리콥터를 타고 카불과 사이공을 떠나는 사진을 게재하며 이같이 게시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미국대사관이 15(현지시간) 성조기를 내렸다. 아프간전쟁 20년의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4200명에 달하는 아프간 대사관 직원들은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전원 대피했다. 탈레반의 기습적인 카불 점령으로 인해 육로가 차단되자, 미군은 헬기를 동원해 대사관에서 공항으로 미국인들을 실어 날랐다.

아프간에서 전쟁비용만 22600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빈손으로 긴급히 빠져나가는 치욕적인 탈출이다.

1975년 월남 패망 직전 사이공(현 호치민) 함락 당시 미군이 미국인들을 헬기를 통해 남중국해 함정으로 힘겹게 이동시켰던 것과 판박이다.

미국은 남베트남 패망 직전인 1975429일부터 이틀간 프리퀀트 윈드 작전(Operation Frequent Wind)’을 벌인다.

북베트남군의 포격이 당시 미군이 주둔한 사이공 떤셔넛공군기지까지 닿자 비행기로 탈출을 중단하고 헬기를 왕복 운항해 북베트남에 남아있던 미국인 등 민간인을 남중국해에 있던 함정들에 실어나른 최후 탈출작전이었다. 프리퀀트 윈드는 잦은 바람이란 뜻이다.

프리퀀트 윈드 작전이 시작됐음을 알리고자 라디오로 노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반복해서 내보냈다는 사실이 유명하다.

이 작전으로 미국인 1300여명과 베트남인 및 제3 국적자 5500여명이 사이공이 북베트남 수중에 떨어지기 직전 탈출에 성공한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헬기들이 10분 간격으로 사이공 미국대사관 등에 내려 사람들을 태워서 날랐다. 사이공 미국대사관 인근 호텔 옥상에 내린 헬기를 타고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다리를 오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긴박했던 상황을 전해준다.

아프간전도 실패한 전쟁으로 규정되는 상황에서 46년 전 베트남에서 벌인 굴욕적인 탈출 작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아프간에서 미국대사관 옥상으로 사람들이 떠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자 미 대사관은 성조기를 내렸고, 헬기가 미국인들을 카불공항으로 실어 날라 사이공 함락 때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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