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의 '불판론', 바뀌지 않은 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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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의 '불판론', 바뀌지 않은 17년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8.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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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34년 묵은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야한다. 비주류가 주류를 바꾸는 과정이 바로 정치교체다". 지난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말이다.

심 의원은 "양당정치는 서로 격렬하기만 할 뿐, 민생개혁에는 철저히 무능했다. 시민도 미래도 없다"고 비판하면서 30년을 넘게 묵은 '불판'을 갈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불판론'은 잘 알려졌다시피 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했던 말이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이었던 노 전 의원은 한 방송사의 토론에서 "50년 동안 같은 판에다 삼겹살을 구워먹으면 고기가 시꺼매진다. 판을 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 불판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진보정당이 최초로 국회에 입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고 지금까지도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 불판론을 17년 만에 심 의원이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심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기후위기, 불평등에 대응하는 전환적 과제를 풀려면 대통령 한 사람, 한 정당, 한 정권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다양한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의회중심제, 다당제를 바탕으로 한 책임 연정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산업화, 민주화 세력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며 시장권력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이제 시장의 시대를 끝내야한다. 시장을 단호히 이기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70년간 국민 모두의 피땀으로 일군 성과를 소수의 특혜, 소수의 행운으로 고착화시키고 청년의 미래를 뺏은 정치세력에 대해 시민들이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의회중심주의로 나가야 되고 다당제 하에 책임연정으로 전환되어야한다. 전환의 정치, 다당제 시대를 열고 책임연정을 이끌 수 있는 준비된 리더십이 저 심상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21년의 '불판론'이 2004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양당의 유력주자들에게 관심이 몰린 선거 풍토의 영향이 물론 있지만 심 의원 자체가 '낡은 불판'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선까지 포함해 심 의원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그는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권영길 전 의원에게 패했고 2012년에는 진보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의 꿈을 접었다.

그리고 촛불 정국에서 열린 2017년 대선에서 심 의원은 정의당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6.2%를 얻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원내 진출 20년이 되도록 진보정당이 세대교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새 얼굴이었던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아닌 이미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한 권영길 전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되자 '진보정당도 별 수 없다'는 실망감이 팽배했고 권 전 의원은 2002년(3.9%)년보다도 더 낮은 득표율로 참패했다. 

권 전 의원 이후 노회찬-심상정 투톱 체제가 구축됐으나 이들을 이을 이들이 나오지 않았다. 이정미 전 대표, 김종철 전 대표 등의 이름이 올랐지만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낙선으로, 김종철 전 대표는 성추행 파문으로 각각 사라졌다.

여기에 노 전 의원의 서거 이후 각종 이슈때마다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총선에서도 실망스런 결과가 나오면서 사실상 '심상정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이번 정의당 경선에는 이정미 전 대표와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이 후보로 나서게 되지만 제3지대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지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심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2007년 대선처럼 '결국 심상정 당'이라는 실망감을 메워야하는 부담이 작용하게 된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심 의원은 '외로운 싸움'을 해야할 수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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