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의전’ 논란과 가려지는 수어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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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의전’ 논란과 가려지는 수어통역사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9.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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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 관련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브리핑이 있었다. 당시 법무부 직원이 차관 뒤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우산을 받쳐 들어 ‘우산의전’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지난 달 2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 관련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브리핑이 있었다. 당시 법무부 직원이 차관 뒤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우산을 받쳐 들어 ‘우산의전’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있었던 ‘우산의전’ 논란이 ‘과잉의전’, ‘황제의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달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의 지원방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법무부 직원이 차관 뒤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 들었다. 지나쳐 보이는 이 광경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도된 상황은 아닌 듯 보인다. 

실내에서 예정되어 있던 브리핑이 참여기자가 많아지며 실외로 변경이 되었고, 비가 내렸다. 차관이 우산을 들고 브리핑하기가 그랬는지 직원이 조금은 엉거주춤한 상태로 차관에게 우선을 씌웠다. 

그때 취재하던 기자 몇이 카메라에 잡힌다고 직원에게 뒤로 가도록 주문했다. 좋은 장면을 잡으려는 ‘화면빨’을 염두에 둔 주문이다. 이에 차관의 뒤로 간 직원은 불안정한 자세로 우산을 받쳐 들다 결국 무릎을 꿇고 앉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 언론들이 의전이 과하다고 비판을 했다. 언론의 지적처럼 보도된 사진을 볼 때 지나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전후 상황을 무시하고 비판을 하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

이 논란의 본질은 ‘화면빨’이다. 우산을 받쳐 든 직원을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차관만 화면에 담고 싶다는 욕심에 뒤로 가게 한 것이다. 우산을 들고 있었던 직원도 그러한 언론의 속성을 알았기에 처음에 엉거주춤한 상태로 우산을 들었고, 기자의 주문을 순순히 따랐던 것이다.  

이러한 ‘화면빨’은 수어통역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연설이나 발표하는 사람(발화자) 옆에서 수어통역을 하는 경우 많은 언론이 화면에 수어통역사는 담지 않는다. 화면에 방해된다고 발화자에게서 밀려나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에서 문제가 된 적 있다. 이에 장애인단체에서 차별진정을 하는 등 항의를 하였다. 지금은 발화자와 수어통역사를 같은 화면에 잡는 등 바뀌었지만 일부 언론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러한 현상은 행사를 준비하는 쪽에서도 나타난다. 발화자만을 화면에 노출시키려 발화자 옆에 수어통역사를 세우지 않는다.

발화자 옆에 수어통역사를 세우지 않기는 청와대도 마찬가지이다. 연설하는 대통령의 옆에, 브리핑을 하는 대변인의 옆에 수어통역을 세우라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농인(聾人)들의 정보권을 위하여 수어통역사 배치가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다. 

화면 구성에 치우친 보도는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일정부분 제한한다. 수어통역도 마찬가지이다. 언론이 ‘좋은 화면’을 고집하는 한 화면에 수어통역사가 들어서지 못한다. 행사를 준비하는 쪽에서도 수어통역사를 세우지 않거나 발화자와 거리를 두게 한다.

소위 말하는 ‘좋은 화면빨’은 드러나는 화면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용을 충실히 화면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행사를 보도하는 언론도, 행사를 주최하는 기관도, 청와대도 말이다. 발화자 옆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해야 하고, 화면에 그대로 담아내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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