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임신 여성 살해…“눈 만 내놓고 다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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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임신 여성 살해…“눈 만 내놓고 다니라”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21.09.0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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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개월 여성 경찰 가족들 앞서 살해
온 몸 덮는 아바야 입고 니캅 쓰도록 명령
지난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권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언론과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정책은 이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불=AP
지난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권하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언론과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정책은 이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불=AP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겠다던 탈레반의 호언장담은 말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탈레반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임신한 여성을 살해했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고르(Ghor) 지방에서 일어난 그녀의 죽음은 탈레반 통치 하의 여성 억압에 대한 우려를 가중 시키고 있다.

탈레반은 또 여성들에게 눈 만 빼고 온몸을 다 덮는 아바야라는 옷을 입고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CNN에 따르면 살해된 여성의 이름은 네가 마스미(Negar Masoomi)며 경찰로 일했고 사망했을 때 임신 8개월이었다.

탈레반은 CNN에 그녀의 죽음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이 입수한 비디오에는 그녀의 아들 모하마드 하니프가 살해 사건에 대해 설명하면서 탈레반이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왔다가 자신과 형제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와 묶는 모습이 담겼다.

하니프는 "그들은 우리 눈앞에서 어머니를 죽였다. 그들은 칼로 어머니를 죽였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그녀는 이슬람 토후국의 무자헤딘에게 살해당한 것이 아니다. 아마도 개인적인 적개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사의 최종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탈레반 교육 당국은 또 아프간 사립 대학에 재학 중인 여성들에게 아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강제했다. 아바야는 이슬람교 전통의상인 히잡(hijab)의 전통적인 종류로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다. 수업도 남여가 따로 받도록 하고 여학생들은 여자 선생에게서만 수업을 받도록 했다.

탈레반 지도자들은 여성들이 아프가니스탄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주 동안 여성들은 집에 있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고, 어떤 경우에는 여성들에게 직장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일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이미 실내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 여성들은 전신 부르카를 구입하고 있다.

한 클립에서 한 여성은 탈레반이 그룹을 떠나라는 지시를 받았거나 얼굴이 "심하게 구타당했다"고 말했다. BBC가 인터뷰한 또 다른 여성은 시위대가 탈레반 전사들의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SW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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