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한수원②]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정재훈사장, 탈원전 임무 막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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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 한수원②]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정재훈사장, 탈원전 임무 막중했나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10.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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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직전 산업부직원 관련자료 폐기해 결과 지체”⋯산업부 “감사원 시각 부동의”
탈원전 선언 동시 수백억 보상 손배보험 가입, 최근 ‘업무상 배임 고소건’ 보험금 청구
국회서 답변하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 사진=뉴시스
국회서 답변하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한솔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정치적 기조를 함께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조 뿐 아니라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 원자력 관련 주요 인사들은 원전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전지법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배임 등 사유로 기소했다.

이들은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한수원에 압력을 넣었고, 또 한수원은 이를 이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은 조기 폐쇄를 위해 지난 2017년 한수원에 조기폐쇄 근거를 담은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수원 이사회가 가동중단·조기폐쇄를 의결할 수 있도록 압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은 이 같은 압박으로 인해 월성 1호기에 대해 경제성평가를 조작하고 이사회 의결 도출까지 이끌어내 한수원에 약 15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월성 1호기는 당초 설계 수명이 2012년 11월까지였다. 이에 7000억원을 보수한 뒤 2022년 11월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정부 들어 갑자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됐다. 그렇게 월성 1호기는 당초 수명보다 4년 일찍 폐쇄가 결정됐다.

◇ 경제성 평가 조작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고의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게 된 것은 경제성을 평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익수치가 자주 바뀌었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 폐쇄 3달 전 한수원이 자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계속가동’이 ‘가동중단’ 때보다 3707억원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두 달 뒤 회계법인(평가 용역) 보고서에서는 1778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끝나지 않고 산업부·삼덕회계법인이 모여 회의를 한 뒤에는 224억원으로 급감돼 공개됐다.

이득이 3707억원에서 224억원까지 줄어들게 된 과정에서 원전 이용률과 전력 판매 단가 전망치가 조작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한수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3707억원(이용률 85%) △1778억원(이용률 70%) △224억원(이용률 60%) 모두 각각 이용률에 산정한 결과인 만큼 단순 비교해 경제성을 조작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당시 최근 3·5·10년 이용률 평균 실적을 고려해 ‘60%’를 중립 시나리오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또 3단계에 걸쳐 축소 은폐한 것이 아니라 단순 ‘중간보고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당시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에서는 원전 이용률이 54.4%가 넘는다면 계속 가동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했으나 끝내 한수원은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019년 말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건을 의결했다.

◇ 감사원장 “산업부직원들, 관계자료 삭제해 지체”⋯감사결과, 이용률 설정 자체 ‘합리’

2019년 국회 등에서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과, 영구정지를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 등에 대해 감사를 요구하는 말이 쏟아졌다. 이에 감사원은 감사에 돌입했으나 당시 법정 감사 시한을 8개월 가량이나 넘겨 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최재형 (전)감사원장은 “굉장히 복잡한 내용이 얽혀있고 감사저항이 많은 감사였다”며 “국회 감사 요구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계 자료를 모두 삭제해 복구에 시간이 걸렸고 진술 받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감사원은 조기 폐쇄 과정에서 이용률 변화에 따라 전기판매수익이 낮아질 수 있는 변수를 한수원이 알고도 회계법인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회계법인이 최초 내놓은 이용률 85% 평가결과가 다양한 시나리오로 설정해 분석한 것에 대해서는 강화된 규제환경과 이에 따른 원전이용률 하락을 감안했을 때 ‘중립적 이용률 60%’ 그 자체는 적정 추정범위를 벗어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판매단가를 한수원 전망단가로 변경⋯감사원 “알면서도 보정 안해, 불합리 평가”

다만 단가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한수원·산업부는 회계법인에 향후 4.4년간 원전 판매단가를 전년도(2017년) 판매단가에서 한수원 전망단가로 변경토록 했다. 한수원 전망단가는 실제 원전 이용률이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수립할 경우의 예상 원전 이용률보다 낮을 경우 판매단가보다 낮게 추정된다. 2017년 기준 한수원 전망단가(55.08원/kWh)는 실제 2017년 판매단가(60.76원/kWh)보다 9.3% 낮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한수원은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회계법인에 보정하지 않고 사용하도록 해 계속가동 시 전기판매수익이 낮게 추정됐다”며 “회계법인에 즉시가동중단 시 감소되는 인건비·수선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경제성평가에 제시됐는데, 비용의 측정이 과다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감사원은 경제성 평가결과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월성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밖에도 원전 계속가동 평가기준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부재해 제도상 미비점도 지적했다.

이어 조기폐쇄 결정 과정 적정성과 관련해서는, 백 전 장관이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결과 등이 나오기 전에 조기 폐쇄시기를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과 동시에 즉각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했고 이에 산업부 직원들은 이를 위해 한수원이 ‘즉시가동중단’ 외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못하게 했다고 봤다.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데 유리한 내용으로 경제성 평가가 나오도록 평가과정에 관여해 신뢰성을 저해했으나 백 전 장관은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뒀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산업부 국장급 직원과 부하직원이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삭제토록 지시하거나 삭제하는 등 감사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원은 한수원이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용역 진행과정에서 즉시 가동중단 방안·계속 가동하는 방안 외 폐쇄시기에 대한 타 대안은 검토하지 않았고 정 사장도 검토를 지시하지 않아 그대로 심의·의결됐다고 봤다.

또 사장 주재 긴급 임원회의에서 판매단가 등 입력변수를 수정해야 한다는 부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넘겨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예측되는 한수원 전망단가를 사용토록 하는 의견을 회계법인에 제시해 평가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봤다.

그러나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행위는 ‘해당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 본인이나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고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가 관여해 신뢰성을 저하시키고 불합리하게 낮췄다는 감사원의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산업부는 회계법인과 한수원 요청으로 참석한 것이며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을 뿐 특정 변수를 바꾸라는 등 부적정 지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시가동중단에 대한 당시 산업부의 정책적 판단은 국정과제 취지와 조기폐쇄 정책 수립 배경 등을 고려할 때 타당한 정책적 판단이다”며 “월성 1호기는 경제성·안전성·수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그치지 않아 조기폐쇄가 공약과 국정과제로 채택된 것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검찰 수사심의위, 백운규에 ‘불기소·수사중단’ 권고⋯한수원 ‘배임 고소건’ 보험금 청구中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사건과 관련, 백 전 장관에게 배임 교사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오수 검찰총장 직권으로 소집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백 전 장관에 대해 ‘불기소 및 수사중단’을 권고했다. 배임교사 혐의로 기소 의견이었던 수사팀과 확연한 이견을 보이는 대목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애초에 가동 중단 방침을 정해놓고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춘 산업부, 즉시 가동 중단 때 감소비용을 높게 추정한 한수원, 세부 과정을 함께 조율한 청와대의 합작품이었음이 감사결과 드러났다”며 “산업부는 특히 한수원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부적절하게 관여했으며 감사를 앞두고 관련자료 444건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은 2018년 4월 탈원전 정책에 적극적 입장이었던 정재훈 사장이 한수원 신임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급격히 쪼그라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에 사용하기 위한 합리적 변수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달라진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사진=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사진=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사진=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그런데 한수원은 지난 2017년 6월 19일부터 매년 보험기간 1년 단위의 각 500억원의 보상한도를 갖고 있는 임원손해배상보험에 가입해왔다. 이 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선언한 날이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는 말이 나온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의 보험료는 3억5000만원 수준이며 보상한도는 500억원이다. 피보험자는 한수원 또는 임원 6명(상임이사·비상임이사·1본부장) 등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고발됐던 사건이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변호사비용 등을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배상책임보험과 관련해 한수원은 실제로 보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 명예훼손 고소건과 관련해 700만원을 청구했다. 2019년에는 ‘업무상배임 고발건’을 사유로 2월 3300만원, 7월 550만원, 10월 165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경제성 조작 의혹의 책임자들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풍현 국제 원자력학회 연합회의장은 “경제성 조작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니까 응당 처벌을 해야 한다”며 “한수원 사장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백 전 장관, 현 가스공사 사장, 그리고 연루된 사람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SW

lh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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