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를 향한 초대장 '내부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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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를 향한 초대장 '내부총질'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10.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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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 · 유방. 사진=smtmap.com
항우 · 유방. 사진=smtmap.com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항량은 서초패왕 항우의 숙부다. 중국 진(秦) 말기의 초나라 반란군 지도자로 항우와 함께 전장을 누볐다.

기원전 208년, 진영과 영포 등이 군대를 이끌고 합세하여 세력이 크게 늘어 사실상 최강의 군대로 떠올랐다. 이때 오갈데 없던 유방도 항량군에 투항했는데 책사 범증은 늘 유방을 경계했다. 범증은 유방이 장차 큰 화근이 될수 있다고 보고 항우에게 유방을 죽이라고 한다. 연회에 초대해 유방의 목을 치려고 했던 일은 클라이맥스로 꼽힌다.

어느날 항량과 항우가 있는 자리에서 범증은 또 다시 유방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량이 반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우리 끼리 힘을 합쳐야 적을 이길수 있다. 유방을 제거하면 내부에서 동요가 일어날 것이다.” 항우 역시, “장한이 이끄는 진군을 공격해야 한다”며 반대한다. 역사가들은 항우가 오만방자해서 유방에게 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평가를 받는 항우도 내부총질에 대해서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요즘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은 내부총질로 세월을 다 보낸다. 이런 총질을 예전부터 예사로 해와 배신자 소리를 듣는 정치인부터 신출내기 정치인 들 까지 따로 없다.

어떤 상항에서든 여론을 거스리거나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을 깨는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위험하다. 마키아 벨리는 정치가들의 의도나 말이 아닌 그들이 취한 행동의 결과, 즉 실체적 진실을 중요하게 여겼다. 한 사람이 지나온 공적과 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상대를 향한 총질이 그럴 듯해도 대중들이 체감할 수 없으면 물거품이다. 자기들 끼리 물어 뜯고 싸우는 것은 패배를 향한 초대장을 보내는 일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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