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헐값에 국민혈액 판매하는 적십자사, 5년 손해액만 48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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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에 헐값에 국민혈액 판매하는 적십자사, 5년 손해액만 487억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10.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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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감부터 지적, 적십자사·복지부 “서로 책임 떠넘기기 중”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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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한솔 기자] 대한적십자가사 제약사들에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헐값에 국민 혈액을 판매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적십자사와 주관부처 보건복지부는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며 정확한 원가 상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혈장판매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적십자사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 동결혈장 10만3953리터, 신선동결혈장 52만374리터, 성분채혈혈장 42만7390리터를 공급했다. 공급단가 기준 약 1285억원의 수입이 발생했으나 적십자사가 제출한 원가 산출 자료에 대입하면 487억3751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간 적십자사는 국민 헌혈을 통한 혈액의 44%인 289만4799리터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의약품 원료용으로 판매하는 분획용 혈장 판매를 포함해 최근 5년 간 적십자사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3조231억원이라고.

적십자사 공급단가와 ‘원료혈장 표준원가’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십자사는 재료비·인건비·관리비가 포함된 원가의 65~77% 수준으로 제약사에 분획용 혈장을 공급하고 있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혈장 1리터 판매 시 동결혈장 6만846원, 신선동결혈장 4만9980원, 성분채혈혈장 3만8382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었다.

적십자사가 분획용 혈장을 원가에 저렴하게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또 문제가 제기됐고 적십자사는 이레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2015년 연구용역 산출 원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으로 실제 발생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추산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 의원은 “적십자사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혈장 판매사업을 시작한 1994년 이래, 원가 개념도 없이 국민 혈액을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는 형국이다”며 “지난해 국감에서 적십자사회장은 공급을 끊는 방법 등으로 가격을 조정해보겠다 답했으나 여전히 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으로 제약사에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적십자사와 복지부는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며 정확한 원가상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행 혈액관리법 제11조에 따르면 혈액제제를 수혈용으로 공급하는 가격의 경우 ‘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도록 돼 있으나 분획용혈장 가격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 가격협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5년간 혈액공급량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혈액량 중 46%를 차지하던 분획용 혈장은 2018년 45.6%, 2019년 43.7%의 비율을 보였다. 코로나 여파로 헌혈량이 줄어든 2020년에는 42.4%, 2021년 8월까지 40.9%를 차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소중하고 귀한 마음으로 응한 헌혈이 적십자사와 제약사의 이익사업에 쓰이고 있고 국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원가 개념도 없는 혈장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국가가 직접 나서 혈액관리원 등 국가기관을 통해 혈액공급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P

lh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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