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다발골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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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다발골수종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1.10.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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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증으로 별세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최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으로 별세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혈액암(Hematologic malignancy) 일종인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MM)으로 이완구(李完九·71) 전 국무총리가 10월 14일 별세했으며, 전두환(全斗煥·90)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완구 전 총리는 ‘포스트 JP(고 金鍾泌 국무총리, 1926-2018)’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서울 양정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74년 행정고시(15회)에 합격했다. 홍성군청와 경제기획원 등에서 근무하다 경찰로 옮겨 충북, 충남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이후 정치에 입문해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국회 입성을 노리다 그해 다발골수종 판정을 받으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8개월간 골수(骨髓)이식과 항암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2013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월 총리직에 올랐다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연류돼 63일 만에 물러났다.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관하여 무죄(無罪) 판결이 났지만 그는 정계에 복귀하지 않았다. 최근 다발골수종이 재발하여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나 10월 14일 오전에 71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16일 충남 청양 비봉면 양사리 선영에 안정됐다. 충청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 꼽힌 이완구 전 총리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나라 혈액암(血液癌, Hematologic malignancy) 환자는 지난 2016년 1만8972명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만2710명을 기록하여, 지난 5년간 19.7%가 증가했다. 혈액암은 중증질환 산정특례 대상으로 진료비 본인부담금이 5%내외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항암제를 쓰는 경우도 있다. 

혈액(血液, blood)은 혈구(血球)와 혈장(血漿)으로 구성되어 있다. 혈구는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血小板)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골수(骨髓, bone marrow)에 있는 조혈줄기세포(造血母細胞, hematopoietic stem cell)에서 만들어진다. 혈장은 주로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혈액응고인자, 전해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 혈액량은 약 4-6리터 정도이며, 체중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혈액암은 혈액, 골수 및 림프절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으로 관련 질병을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골수성(骨髓性)’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골수증식성종양(Myleoproliferative neoplasms) 등이 있다. 골수증식성종양에는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hemia vera), 본태성혈소판증가증(essential thrombocythemia), 골수섬유화증(myelofibrosis) 등이 있다. 

‘림프구성’ 혈액암에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림프종(Lymphomas) 등이 있다. 림프종(腫)에는 호지킨림프종과 비(非)호지킨림프종이 있다. 림프종이란 몸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림프계(림프구, 림프절, 림프관 등)에 생긴 암이다. 호지킨림프종(Hodgkin lymphoma)은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영국인 의사 토마스 호지킨(1798-1866)의 이름을 딴 것이다. 

혈액암 진단은 혈액검사, 골수검사, 영상검사(CT, PET-CT), 조직검사, 유전자검사 등을 통하여 진단한다. 치료는 진단명에 따라 치료에 차이가 있으나, 항암화학요법(면역치료제, 표적치료제 포함),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등의 방법이 있다. 다만 같은 병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환자 별 치료가 다를 수 있다. 이에 전문의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전략 강구가 필요하다. 

2020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43,837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다. 그 중 다발골수종은 1,63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7%를 차지했다. 남녀별 발생 건수는 남자가 869건, 여자가 766건으로 성비는 1.1: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33.2%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8.1%, 50대가 18.9% 순이었다.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MM)은 주로 골수(骨髓)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이나 간혹 골수를 둘러싸고 있는 뼈나 기타 여러 장기에서 고형 종양의 형태를 보이는 형질세포종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형질세포(plasma cell)는 B림프구(B lymphocyte)가 항원에 자극을 받아 최종적으로 분화되는 세포로 혈액이나 조직 내에 존재한다. 

다발골수종은 우리 몸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혈액암으로 변하여 주로 골수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다발골수종의 암세포는 건강한 항체 대신 비정상 단클론단백질(monoclonal protein, M단백)을 분비하며 이로 인해 뼈 병변, 통증, 빈혈, 신장 기능 이상, 고칼슘혈증 및 감염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환자마다 차이가 있으나 가장 흔한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이나 갈비뼈의 통증이다. 이 통증은 파골세포(破骨細胞, osteoclast)가 뼈 조직을 파괴하여 생기는데, 안정 시에는 경미하지만 움직일 때는 통증이 심하다. 또 뼈 조직이 파괴되어 칼슘이 혈액으로 과도하게 방출되면 심한 고칼슘혈증이 생기며, 칼슘 농도가 높아지면 심각한 탈수, 피로, 무력감, 입맛의 소실,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부전(腎不全)은 다발골수종에서 흔한 증상 중 하나이며 원인은 다양하나, 벤스-존스 단백뇨(Bence Jones Proteinuria)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급성 및 만성의 신부전이 자주 나타나는데 그 주된 원인은 형질세포에서 분비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인 M단백이 신장에 침착되어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고칼슘혈증도 신장기능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부수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면역 기능의 저하로 인한 감염 증상 및 응고인자 기능 저하로 인한 출혈 증상도 보일 수 있다. 또한 비정상적 형질세포의 증가로 정상 면역글로불린의 생성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폐렴(肺炎)이나 요로 감염 등 세균 감염증이 빈번하게 된다. 골수에 형질세포(形質細胞, plasma cell)가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정상 조혈세포가 억제되어 말초혈액에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 등이 나타난다. 빈혈로 무력감, 피로 등을 호소하고, 혈소판 감소로 코피와 멍이 드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발골수종 진단 기준(diagnostic criteria for multiple myeloma)은 골수내 클론성 형질세포가 10%이하 또는 조직검사상 확인된 형질세포종 그리고 다발골수종을 정의하는 아래 한 가지 이상의 증상으로 판단한다. 

◎형질세포질환으로 인한 아래 장기 손상의 증상이 하나 이상 있는 경우: ▲고칼슘 혈증(혈청 칼슘이 정상 상한치보다 1.0mg/dl 이상 상승), ▲신부전(크레아티닌 청소율 40ml/분 미만 또는 혈청 크레아티닌 2.0mg/dl 이상), ▲빈혈(혈색소 10.0g/dl 미만 또는 정상 하한치보다 2.0g/dl 이상 감소), ▲영상검사상 발견된 골 용해 병변. ◎종양 관련 지표 중 하나 이상이 있는 경우: ▲골수 내 클론성 형질세포 60% 이상, ▲비정상 혈청 유리 경쇄 비율 100이상, ▲MRI 검사상 5mm 이상 크기의 국소 병변이 2개 이상. 

다발골수종의 진행단계는 전신상태를 반영하는 알부민(Albumin) 수치와 종양 진행 정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베타2-마이크로글로불린(Globulin) 수치를 기준으로 병기(病期)를 1, 2, 3기로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병기에 세포유전학적 검사와 종양 크기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혈청 젖산탈수소효소(LDH) 수치를 추가하여 1, 2, 3기로 분류하는 개정된 국제병기(International Staging System)가 소개되었다. 다발골수종의 병기는 치료 방법의 선택보다는 주로 예후를 예측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다발골수종 치료의 근간은 항암화학요법이다. 비교적 젊은 환자는 복합항암화학요법에 이은 고용량항암치료 및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 받고 이후 필요에 따라 공고항암요법이나 유지항암요법을 받게 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시행이 어렵거나 고령인 환자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지속적으로 시행 받게 되며, 이식 시행 여부에 따라 항암제의 선택이 달라진다. 

다발골수종은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질환으로 이로 인해 항암 효과가 높아지고 부작용도 적어져서 조혈모세포이식 기법의 발전과 더불어 환자의 생존율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다발골수종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시행되는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이식 시행을 위해 환자 본인의 조혈보세포를 미리 채집하여 보관한 후에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 받고 이후 골수 회복을 위해 미리 채집해놓은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다시 주입한다. 

항암화학요법이나 골수 이식 등의 치료과정에서 정상 세포들이 손상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合倂症)을 초래하게 된다.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副作用)은 항암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같은 항암제를 같은 용량으로 투여하더라도 환자에 따라 부작용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면역저하로 인한 감염(感染), 빈혈, 출혈, 입안의 통증,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 모낭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탈모(脫毛)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성기능 장애, 피부 반점, 손톱 모양의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후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면역반응의 일종인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은 이식 후 1-3개월 이내에 발병하며, 기증자의 골수 내 면역세포가 환자의 세포를 공격하여 피부, 간, 위장 등 여러 조직 혹은 장기에 영향을 준다. 후기 합병증으로는 피부 병변, 구강점막 장애, 안구건조증, 폐섬유화증 등이 있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다양한 부작용 발생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사망하거나 전신 상태가 매우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2020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생존률은 46.6%(남자 46.9%, 여자 46.4%)로 보고되었다.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는 1996-2000년 21.1%, 2001-2005년 29.7%, 2006-2010년 35.0% 등으로 나타났다. 

다발골수종은 현재까지는 다양한 치료 방법으로도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국제골수종연구그룹(MWG)에 따르면 완치 가능성은 14.3%로 보고되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및 유도요법 이후 유지요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재발한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지 않았던 환자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도할 수 있고, 기존의 약제를 투여 받았던 환자는 약제를 최근 출시되는 표적치료 약제 등으로 전환하여 치료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예방이 어렵지만 위험인자가 될 수 있는 물질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방사선, 중금속 유기용제, 제초제, 살충제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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