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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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결의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11.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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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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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마오쩌둥의 과오는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 역사에 길이 남는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중국에서의 마오저뚱 업적은 중국 독립과 통일 그리고 자찬하자면 공산당의 승리에 있다. 그의 과오를 들춰보는데는 총노선’, ‘대약진’, ‘인민공사’ 등 이른바 3면홍기(三面紅旗)운동의 실패로 수천만 명의 인민들이 굶어 죽게 만든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다 1966년 홍위병을 앞세운 문화대혁명은 끔찍한 참사였다.

덩샤오핑은 개혁론자였다. 전문 테크노크라트를 내세워 경제를 이끄는 등 선진경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미국, 일본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등 자유주의적 물결을 도입했다. 그러나 그도 1989년에 텐안먼(천안문) 사태로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요즘 ‘역사결의’란 말이 화제다. 정식 명칭은 ‘건국 이래 당의 몇 가지 역사적 문제에 관한 결의’이다. 1949년 중공정권이 수립되면서부터 1981년 당 제11기 제6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이르기까지 중공의 주요정책과 사건에 대하여 자체 평가를 내린 것인데 이번에 제3차 중국 공산당 ‘역사 결의’가 채택됐다. 지금까지 ‘역사 결의’에 채택된 사람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채택됨으로써 중국공산당 사상 3대 인물이 됐다.

중국은 과거의 지도자들에 대해 미화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중국몽(中國夢)을 꿈꾸고 있는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고취시키고 중화민족의 위대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역사적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도 태연히 찬양의 대상으로 바꾸고 공산당 일인 독재을 위해서라면 폭력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우리가 배워야 할 일이 있다. 우리처럼 자국의 역사를 비하하고 깎아내리지 않는다. 물론 과오는 인정하지만 공을 더 높이 산다. 우리는 이 나라 독립 역사의 한 기둥인 이승만 대통령과 경제부흥을 이끈 박정희 대통령같은 인물을 가차없이 깎아내린다. 또 친일이란 딱지를 붙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치욕의 늪에 빠지게 했는가. 얼마전 세상을 뜬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두고도 시비하고 시진핑 등 외국 정상들의 조전까지 숨기고 있었다. 사실 지금, 우리가 중국, 러시아(당시 소련)와 공존하고 있는 것도 노 대통령의 북방외교 덕분이다.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 6·29 선언도 현재 이 나라 집권세력이 날개를 펼치도록 도와준 역사적 사건이 아닌가.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그것이 세상에 남아 허공장천을 헤매도록 가혹하게 매질하는 짓은 참으로 허망해 보인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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