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협, 명절선물 구매대행대금 체불 의혹⋯“네고할 수 있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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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치협, 명절선물 구매대행대금 체불 의혹⋯“네고할 수 있는 거 아니냐”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11.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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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유권해석 ‘갑질’⋯천만원 지급건에 사내변호사 놔두고 유명로펌 의뢰한 치협
치협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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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한솔 기자]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회원 등 명절선물로 유통대행사를 통해 ‘생물장어’를 구매해 돌려놓고 뒤늦게 장어 값이 비싸다며 천여만원의 대행사 마진을 수개월 째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행사는 치협이 영세상인을 대상으로 ‘갑질’하고 있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협회의 갑질을 고발합니다!’글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블라인드 처리된 해당 협회는 ‘치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치협(당시 이상훈 집행부)은 설 명절 선물 구매를 위해 청원인 A씨의 대행사를 통해 전남 고흥 장어양식장에서 ‘생물장어’ 구매를 집행했다. 협회가 지불하게 될 장어 값은 상자 당 8만원씩 539상자로 계약됐다.

협회 의뢰에 따라 A씨는 장어를 수주해 포장과 배송, A/S까지 모두 갖춰 납품을 완료했으며 세금계산서까지 승인·발행이 끝난 상태다. 장어 자체에 해당하는 가치는 6만원, 유통사가 가져갈 마진은 2만원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총 납품대금의 일부를 9개월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다.

계약대로라면 총 4312만원(8만원*539상자)이 A씨에게 입금돼야 하지만 3234만원(6만원*539상자)만 입금된 상태다. 유통사 마진을 제외하고 입금된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장어세트에 대한 세금계산서. 사진=제보자 제공
장어세트에 대한 세금계산서. 사진=제보자 제공

◇ 협회 내 익명 ‘투서’로 시작된 붕장어 비리의혹⋯“정치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

이른바 치과업계에서 돌풍처럼 불었던 ‘붕장어 비리의혹’ 사건은 치협 내부 투서로부터 시작됐다. 익명의 제보자가 치과계 전문지 등에 보낸 ‘공익제보’다. 내용을 요약해보면 치협의 붕장어 3마리 선물세트가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2~3만원 수준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를 치협이 8만원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임원급 등의 합작으로 벌인 ‘비리’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협은 재무위원회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어떠한 임·직원의 불법적 비리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치협이 설 선물로 보내진 장어세트와 유사한 중량·크기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복수 구매해 확인한 결과 약 ‘6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봤다. 이에 택배비·포장비 등 부대비용을 (2만원이 아닌)6000원으로 추산해 세트 당 (8만원이 아닌) 6만6000원 가량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시장조사를 제대로 안 해본 상태에서(책정된 금액으로 보인다). 가공품은 회수가 가능하지만 생물 유통은 손이 많이 간다. 스티커 작업만 30여분이 걸리며 폐사하게 될 우려도 있다”며 “부자재와 인건비 등 부대비용만 440만원이 소요됐다. 생물장어를 두고 인터넷에 유통되는 장어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내막을 들여다보니 치협 내에서 선물대금 결재를 놓고 거짓 음해투서를 만들어 자기네들끼리 정치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새우등 터지는 피해를 (내가)보고 있다”며 “임원들 간 정치싸움 끝에 명절선물을 계약했던 (이상훈 전)회장은 사퇴해서 나몰라라 하고, 보궐선거로 당선된 새로운 회장도 자신이 계약한 것이 아니라며 변호사에게 넘겨놓고 소송을 통해 받아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A씨와 치협은 현재 1000여만원의 소액 대금지불과 관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 치협, 수년 째 해온 선물구매 타당성 조사는 ‘글세’⋯“네고 가능한 것 아니냐”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인 ‘붕장어 비리의혹’사건과 관련해 박태근 현 치협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공개했다. 내용인즉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며 당시 회무라인에 (박 회장 본인이)없던 만큼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선물을 선정한 최치원 치협 전 총무이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고.

최근 게재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서도 협회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치협 관계자는 “전 집행부에서 있었던 일이고 상법상 소송에 관련된 부분이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재판이 끝나고 이사회에서 결정이 날 경우 대답할 수 있겠다. 청원 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협회는 아무리 계약이 끝나고 선물이 배포된 뒤라고 하더라도 장어세트 가격이 올바르지 않다면 ‘네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냐며 반박했다.

선물 구매를 추진할 때 중간마진이나 가격타당성에 대한 협회차원의 검토가 없었냐는 질문에 협회 관계자는 “선물은 수십 년 간 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타당성을 조사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확실한 것은 그간 협회에서 직접 구입해오다가 이번에 대행사를 끼고 하는 바람에 말이 나온 부분이다. 붕장어 같은 생물도 거의 없었고 하여튼 출발부터 문제가 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8만원이라는 가격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삼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유통 수수료를 많이 받는 것을 몰랐다가 나중에라도 알게 됐으니 좀 깎자며 네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2만원이 아닌)6000원으로 중간수수료를 중간 유통사에 주겠다고 했으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70%가량 ‘네고’된 6000원에 대한 치협의 입장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A씨는 “6000원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없었고 단지 2만원으로 책정된 금액이 언제 들어올까 기다렸던 것이다. 단 하나의 이야기도 없었다”며 “치협이 임의대로 산정된 금액을 입금했고 바로 (돈을)찾아서 갖다줬다”고 말했다.

협회가 대행사를 통한 구매를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 아니라고 A씨는 꼬집었다. A씨는 “10년 전에는 제주도 산지에서 (치협이)물건을 받아오다가 단가가 올라가면서 진행되지 않았다”며 “그 다음부터 6년 동안은 밴드(대행사)를 통해 진행됐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지급받지 못한 1000만원 탓에 장어양식장에도 100%의 금액을 지불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사내변호사 두고 로펌 의뢰한 치협, 천만원 소송에 변호사비 ‘800만원(변동 후 500만원)’

수개월 간 대금이 지급되지 않자 A씨는 법무사를 통해 소송을 진행했다. 이에 치협은 국내 유명 로펌에 의뢰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도 변호사에 의뢰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최치원 전 치협 총무이사는 “협회는 재판부 결정에 따라 승소할 경우 돈을 받아가라는 입장인데 유통대행사 입장에서는 1000만원을 받더라도 빚갚고, 법무사·변호사 비용 등 소송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남는 것이 없다”며 “그냥 1000만원을 주면 되는 내용인데 사내 변호사가 있음에도 유명 로펌에 800만원을 들여서 의뢰를 했다고 하더라. 그마저도 500만원으로 깎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사퇴한 최 전 이사는 협회에서 10년가량을 몸담은 사람이다. 적절한 방식으로 생물 장어 구매를 추진했음에도 익명의 투서들과 소문들로 최 전 이사에게 불명예를 안겨줬다는 호소다.

최 전 이사는 “청와대 민원까지 나오게 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입장에 서야 할 치과의사로서 부끄럽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리게 돼 국민들께 죄송 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터넷 포털 등에는 협회 자체에 대한 의견보다는 ‘치과의사’, ‘돈 장난’ 등 포괄적이고 자극적인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의 유권해석. 사진=제보자 제공
복지부의 유권해석. 사진=제보자 제공

◇ 복지부 유권해석 ‘갑질’⋯법조계 “집행부 바뀌어도 ‘치협’명의 계약 책임져야”

A씨가 이번 사안과 관련,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결과 보건복지부는 ‘치협의 갑질’로 판단했다.

복지부는 설 명절 선물 납품에 따른 물품 대급 지급건과 관련해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갑질’로 이해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복지부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치협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로써는 미지급된 1000여 만원과 함께 변호사비용도 받고 싶다. 못 받은 돈 때문에 대출을 받았는데 그 이자도 받고 싶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권재성 법률사무소 원탑 변호사는 “금액이 천만원 수준이라 변호사 비용이 더 나올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가를 두고 유통수수료를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두계약도 엄연한 계약이라 구속력이 있으며 계약을 했음에도 채무를 불이행한 경우에는 계약위반에 해당되며,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대금지급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협회가 유통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을 의사를 갖고 있었고 마치 유통수수료를 전액 지급할 것처럼 속였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겠다. 갑질에 대한 부분은 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겠다”며 “치협 이름으로 계약을 했으니까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치협이)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SW

lh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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