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에서 만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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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에서 만나는 행복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12.0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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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중앙박물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공자가 살아가면서 늘 추구했던 것은 인간에 대한 것이지 신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서 신은 불가해(不可解)였다. 우리는 신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가질 수 없다. 그리고 신에 대한 견해가 없다면 그의 실체를 알아내려는 시도 역시 무의미하다.

인류의 많은 선지자들은 인간이 찾아내려는 삶의 진리를 하늘에서 찾으려 했다.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며 그것은 영원한가? 그 행복은 지상에서 이룰 가능성이 있는가? 우리의 삶은 죽음에서 진정 끝나는 것일까? 아니면 탄생과 죽음을 초월한 무엇인가 있는 것일까? 같은 것들을 두고 고민해 왔다.

사실 지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면 진정한 행복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상에서 찾지 못해 하늘나라로 간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모든 것이 찰나적이라면 행복 또한 덧없다. 지금 이 순간 움켜잡았던 행복이 다음 순간에는 사라진다. 마치 구름과도 같으며 덧없이 스쳐가는 바람과도 같다.

이때 인간은 암흑과도 같은 절망에 빠진다. 그저 그런 삶,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의 순간이 있는가 하면 불행한 순간이 있다. 행복을 마치 엿가락처럼 늘여 영원히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 찰나는 왔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인간은 불행이 오면 피하려 하고 그것이 오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자 한다. 불행은 인간을 산산조각 낸다.

지금까지 인간은 관념에 의해 길러져 왔다. 행복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관념, 행복을 맛보는 고매한 인격을 연마할 수 있다는 관념 같은 것 말이다.

최근 이같은 관념을 벗어나 행복과 마주치는 경험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思惟)의 방'에서 만난 반가사유상을 보는 순간이었다. 탄생과 죽음을 초월한 무엇인가가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 감동은 내 몸속 어딘가로 짜릿한 전류가 관통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렇다. 행복은 배우는 것도 연마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느 순간 자신과 세상이 하나되는 그런 느낌, 물아일체(物我一體)이면 족한 것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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