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고집' 꺾은 스타벅스 버팔로시 매장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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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고집' 꺾은 스타벅스 버팔로시 매장 직원들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12.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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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스타벅스 버팔로시 매장 노조 결성 찬반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 (사진=AP/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간) 스타벅스 버팔로시 매장 노조 결성 찬반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무노조'를 고수하던 미국 스타벅스에서 50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가 탄생했다. 지난 8월 뉴욕주 버팔로시 매장의 직원들이 노조 설립 절차에 들어갔고 스타벅스가 갖은 방법으로 노조 결성을 막으려 했지만 이를 막지 못하면서 노동자의 승리라는 결말을 얻어낸 것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버팔로시 매장 직원들의 노조 결성 찬반투표에서 찬성 19명, 반대 8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투표 결과가 승인되면 스타벅스의 미국 내 9000여곳 중 처음으로 노조가 생기게 된다.

이들은 지난 8월 인력 부족과 불충분한 교육 등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노조 설립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50년간 무노조 경영을 해왔던 스타벅스 본사가 노조 설립을 막으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일할 때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이유로 50여년 동안 노조의 결성을 불허했었다.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먼저 노조 설립 투표 의사를 밝힌 매장에 '지원 매니저' 2명을 채용했다. 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한 직원에 의하면 이 매장에는 손님이 적음에도 바리스타가 9명이나 있었고 이는 노조 설립을 원하는 인원들을 수적 열세로 만들어 노조를 막겠다는 본사의 뜻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노조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노조 설립의 지지 의사를 보낸 매장을 폐쇄, 연수시설로 바꾸기도 했고 매장에 회사 임원이나 관리인이 불시에 찾아오는 일이 잦아지는 등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회사가 직원들을 압박했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었다.

스타벅스는 "병가를 낸 직원이 늘면서 매장을 돕기 위해 직원을 충원했고 이를 위한 연수시설이 필요하기에 전국 40개 매장을 임시 훈련소로 바꾸었다"고 반박했다. 또 임원들의 잦은 불시 방문에 대해서는 "운영 문제 해결과 매장 리모델링에 도움을 준 관계자"라면서 '회사의 관행'임을 강조했다. 

지난 주말에는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가 버펄로에서 스타벅스 직원들을 만나 "우리는 실수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노조 철회를 설득하기도 했다. 슐츠 전 CEO는 지난 대선 출마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뒤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현재 노조 설립을 추진한 매장 3곳 중 1곳만 승리를 거뒀지만 스타벅스의 '무노조 고집'에 제동을 걸었다는 그 자체가 직원들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스타벅스 매장들이 서로 노조를 결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경제계와 노동계가 이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몇몇 매장들은 노조 결성 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진행 여부에 따라 미국의 서비스 산업은 물론 플랫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 직원들이 토로한 '업무 과다'에는 지난달 '무료 텀블러'를 내걸자 모바일 주문이 몰려 직원들이 주문 처리에 긴 시간을 할애하고 텀블러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음료수를 남기고 버리는 등의 사건이 생기는 등 모바일 주문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에서도 스타벅스코리아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가 지난 10월 진행된 바 있다. 역시 이 시위도 '계속되는 굿즈 제공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이 원인이 됐는데 미국과 다른 점은 이들이 노조 결성에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노동조합을 만들 것을 권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노조 없이도 22년간 식음료 업계를 이끌며 파트너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라면서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직원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그 동안의 고생이 생각난 것도 있지만 철옹성같은 대형 기업의 고집을 힘을 합쳐 바꾸었다는 자긍심이 그들이 기뻐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들의 승리가 미국 내에, 아니 세계 다국적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거리지만 정당한 목소리는 결국 힘을 얻으며 승리한다는 것을 스타벅스 노조 결성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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