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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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12.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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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콜럼비아 픽쳐스
사진=콜럼비아 픽쳐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여러분은 지난 여름에 뭘 하셨나요? 내 일이지만 세세히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개 자신의 기호, 관심 분야만 오래 기억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누군가가 “나 당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다 알고 있어. 그걸 세상에 알릴 거야.” 이런다면 겁이 덜컥 날 겁니다. 난 일상적인 일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했는데, 혹시 누군가를 무척 불편케 했나 하고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을까요?

그는 지난 여름의 시간 매 1분1초가 불안하기 짝이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영화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처럼요.

폭로(暴露), 이게 사전적 뜻은 알려지지 않았거나 감춰져 있던 사실을 드러낸다는 건데요, 누군가 “나는 김재화 작가에 대해 폭로하겠다. 그는 집에서 쓰레기도 버리고 설거지도 자주 한다. 학교 땐 유난히 책을 잘 읽었고 국어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예전엔 헌혈도 여러 차례 했고, 가난한 사람 집에 쌀을 갖다 주기도 했다.”라고 말하는 거 이거 폭로일까요?

남의 좋은 일을 널리 알리는 것보다는 나쁜 일이나 음모 따위를 들춰 사람들에게 알려 당사자를 곤궁에 빠트리게 하고 자기 이득을 취하는 일을 ‘폭로’라고 해야 맞겠죠.

내부고발도 있는데요, 현 소속원이 자기 집단의 부정한 일을 어렵게 사회에 알려 그걸 고치려는 태도...거짓이거나 지나치게 과장하고 꾸미지만 않는다면 정의로운 일이니 이걸 일반적인 ‘폭로’라고 하지 않죠.

연예인들은 이미지가 큰 자산 아니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감추고 싶어 하는 사생활은 묻으려고 아주 애를 씁니다. 뭐, 일반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런데 연예인의 은밀한 사생활은 팬이 아니어도 아주 궁금하고 흥미로워서 누구나 약간의 관음증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폭로 기술자’들이 연예계를 다 훑었는지 이제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 요즘 세상, 그래서 폭로의 방식도 달라졌는데 과거 방송, 신문 등 매체에 의존하던 폭로행태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게 하고 있습니다.

이게 레거시미디어를 통하는 것보다 쉽고 광속으로 파급효과를 내줍니다.

빨래하는 것에만 쓰면 ‘양잿물’도 나쁜 것이 아니죠. 그러나 이게 악용되면 얼마나 무섭습니까. 1인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극단적 비유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나쁘게요!!!!

공익은 0.01도 없이 그냥 한 사람을 처참하게 짓이겼다면 그것이 바로 15세기에나 있었던 반인류적 화형의식 ‘마녀사냥’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아무개 감사원 감사관, 윤 아무개 이병의 양심선언 기자회견 등이 생각납니다. 이들은 ‘진실 알리기 폭로’의 대가로 수퍼챗은커녕 처음엔 오히려 구속이 되기까지 했으니 ‘폭로’가 아주 어렵긴 어려운 것인 모양입니다.

저도 트랜드 따라 남들처럼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저 신변잡기나 아재개그, 스피치기술 등을 읊어댈 뿐이지 뭐, 유명인 특히 여성의 지난 사생활을 이러쿵저러쿵 말하진 않습니다. 제겐 그런 자료도 없을뿐더러 혹 안다 해도 배짱이 도통 없거든요.

그건 처음부터 악의입니다. 어떤 사람의 인격을 도륙하는 방식의 폭로는 내용에 앞서 ‘까발리는 자’가 악마에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지금 누구의 무슨 사건 이야기한 건지 다들 아시죠? 오미크론 이상의 악질 바이러스입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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