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김정은의 ‘종전선언’ 2개 선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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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김정은의 ‘종전선언’ 2개 선택지는?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1.12.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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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호응 후 북-미 대화까지
남-북-미 대화거부 기존 고립노선 고수
현재까지는 고심...내년 2월이 데드라인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선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가운데 종전선언데드라인은 하루하루 당겨지고 있다. 일단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내년 24일이고, 남한의 대선은 39, 새 대통령 취임식은 510일이다. 멀찍이는 11월에 미국의 중간선거도 있다.

40여일 남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맞춘다면 1, 70여일 남은 남한 대선에 맞춘다면 2월에는 가부간 결정이 나야한다. 그동안 북한의 즉각적인 반응에 비춰보면 종전선언에 대해 고심하는 흔적은 역력하다.

마치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종전선언을 전격적으로 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들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뜸들이고 있는 시간일수도 있다.

우선 한국과 미국이 준비한 종전선언 프로그램은 주고받기 식 비핵화가 핵심이다. 종전선언이라는 입구를 통해 북-미 대화를 재개하고 핵 동결과 영변 비핵화를 제재 1~2개와 맞바꾸는 방안이다.

또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종전선언을 수용할 경우 백신과 식량, 그리고 기타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북한은 제재 완화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종전선언의 선결조건으로 삼고 있어 이게 걸림돌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을 수용한다면 이는 기존의 입장에서 상당히 후퇴하는 게 되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제재 완화를 보장하기 전에는 먼저 양보할 생각은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종전선언을 거부하기에는 북한 내부의 경제난이 너무나 심각한 게 문제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했다. 그러자 북한 내 400여개나 되는 시장과 장마당이 일시에 타격을 받았다. 특히 밀가루와 식용유 같은 생활필수품이 들어오지 않아 물가가 급등했고, 외화난이 가중됐다.

·부자재가 수입되지 않아 많은 공장과 기업소가 돌아가지 않거나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근로자들이 출근해도 할 일이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4.5% 감소했다. 이는 고난의 행군시절인 1997(-6.5%) 이후 2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친 수치다. 올해도 북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나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내놓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첫 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받거나 주민들은 한층 동요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호응해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12월 또는 1월에 남북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모종의 공감대와 절충을 이룬 뒤 2단계로 종전선언과 대화에 나서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대북 제재 완화와 백신을 비롯한 경제적 지원, 또 북-미 관계 정상화의 길이 열릴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선택지는 기존의 고립노선을 고수하는 것이다. 한국의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도 거부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은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이나 도발은 할 수 있어도 대북 제재와 압박은 계속되고 경제난은 한층 심각해질 수 있다.

지금 상태로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종전선언선택은 늦어도 2월말까지는 유효하다.

대화와 비핵화 진전 쪽으로 나갈지, 아니면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을 반복할지는 김정은 위원장 자유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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