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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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1.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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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사진 = 동양북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사진 = 동양북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소설 속 주인공보다 훨씬 더 소설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에디 제이쿠. 1920년생인 그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 바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살이던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약 7년 동안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고 폴란드에 있는 여러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수십 번 죽을 고비를 넘긴 인물이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서 가족들과 상봉하고 짧은 시간 동안 숨어 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이웃의 밀고로 다시 체포돼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생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책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동양북스)은 불운했지만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의 인생을 집약해놓은 회고록으로 3분의 1가량이 아우슈비츠 체험담으로 채워져 있다.

부모를 가스실에서 잃고, 수용소 안에서 나치 간수가 되어 있는 대학 동기를 만나고,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 후 민가에서 도움을 청하다 오히려 다리에 총을 맞고, 친구와 동료가 날마다 죽어나가고, 부모를 학살한 자들을 위해서 중노동을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하면서 날마다 모멸감을 느꼈던 하루하루가 책 안에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저자는 참혹한 일을 겪은 사람답지 않게 은은한 미소를 띠며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이 책은 그가 100세가 되던 해인 2020년 출간된 후 호주 아마존 1위에 올랐고 미국, 영국 등에서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르면서 전 세계 37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그는 호주 국민 훈장 수훈자로 선정됐으며 그의 TED 강연 영상은 유튜브 채널을 합쳐 100만 조회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아름다운 언어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 넘치는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에디 제이쿠는 2021년 10월 시드니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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