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멸공에서 멸코까지…정용진의 '노빠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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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멸공에서 멸코까지…정용진의 '노빠꾸'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2.01.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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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공' 논란을 일으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응을 보였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멸공' 논란을 일으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응을 보였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때아닌 '멸공' 논란을 일으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응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ㅇㅇ'이라고 썼다. 정 부회장의 게시물에는 #멸공이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앞서 정 부회장은 멸공 논란 관련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과 관련 "NO, BOYCOTT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적힌 이미지를 올리고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넘버원 노빠꾸' 정 부회장다운 반응이다.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은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지난 6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남의 나라가 공산주의던 민주주의던 일말의 관심도 없다.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에 대한 멸공"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이 게시물에 #멸공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 부회장을 공개 저격하며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했다. 야권에서는 '멸콩(멸치와콩)'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고, 여권에서는 불매운동으로 압박했다. 

정 부회장이 멸공 논란 관련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이 멸공 논란 관련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한 단어가 불어온 파장이 기업의 불매운동까지 번진 상황에서도 정 부회장을 개의치 않고 소신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9일에는 '넘버원 노빠꾸'라고 쓰인 케이크 사진을 올리며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인데 걔네들은 비난않고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앞으로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본다면 그런 소리 해서는 안된다고 배웠다. 날 비난할 시간에 좌우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같이 멸공을 외치자"고 덧붙였다. 

#멸공 대신 '코로나를 박멸하자'는 뜻의 #멸코라는 해시태크가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오늘 오뚜기 '순후추 라면' 먹음. 매운거 못 먹는 나로서는 강추"라면서 #코로나박멸 #멸코 해시태크를 달았고, '오뚜기' 라면 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그런가 하면 #멸공이 불러온 논란은 급기야 정 부회장의 정계 입성 의혹까지 번졌다. 정 부회장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라면서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한민국 헌법도 전문에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근데 쟤들이(북한)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있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9일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넘버원 노빠꾸' 케이크 사진.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지난 9일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넘버원 노빠꾸' 케이크 사진.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또 "사업하면서 얘네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간다. 당해봤느냐.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 위험과 지진 위험 때문이다. 들어는 봤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다.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하지 못할거다.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SNS는 지극히 개인의 공간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공인의 경우, 단어 하나, 사진 한 장이 문제가 돼 부메랑처럼 날아오기도 한다.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 재벌이라는 명함과 76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지도는 그의 발언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다각도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여야 공방을 벌이고 있고, 신세계 주가는 11일 반등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장중 8.20% 내린 22만9500원까지 밀려났다. 네티즌들도 '불매 vs 지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든 적어도 정치적으로 민감함 시기에는 기업 입장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라도 발언과 수위 조절에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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