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문제 경진대회 같은 '4자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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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문제 경진대회 같은 '4자 TV토론'
  • 시사주간
  • 승인 2022.02.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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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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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열린 첫 '4자 TV토론'은 무슨 상식 문제 경진대회를 하는 것 같았다. 대통령이 될 사람에 대한 검증은 시사상식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국가관, 경제관, 정치적 역량, 외교관, 세계관 등을 검증하는 자리다. 거기에 공감·용기·참을성·정직·성실 같은 품성이 더해져야 한다.

물론 대통령 될 사람이 여러 가지 사소한 상식을 더 많이 알아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자질구레 한 상식이나 전문적 지식으로 자신의 우월성을 내세우려 해서는 안된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여러 가지 생소한 단어들을 꺼내 상대방을 공격했다. 'RE100' '택소노미'같은 단어들은 듣는 국민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재생에너지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한 "이중 소위 '그린수소' '블루수소' '그레이수소' 라는 단어도 미리 설명을 해주면서 질문해야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 할 수 있겠다. 상대방이 질문 내용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였다면 노회한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뿌리치기 어렵다. 신율 명지대 교수가 이날 토론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어려운 용어를 앞세워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너무 노력한 것 같다"며 "고민의 깊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한 것을 참고 삼을 만하다. 안철수 후보는 “청약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 역시 상대방이 세세한 수치까지는 잘 알지 못할 것이란 전제 하에 오류를 유발하기 위한 질문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연금 개혁과 부동산 정책만큼에서는 후보 4명이 한목소리를 냈다. 연금개혁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공동선언을 제안하자 윤석열 후보가 이 자리에서라도 당장 하자고 호응했고 타 후보들도 이어서 동의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 대책으론 후보들이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는 전국적인 수치를 들고 나와 공급이 많았다며 다소 왜곡된 주장을 펼쳤다. 문재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읊은 것이다. 공급 부족과 지역 간 수요를 잘못 판단한 것이 문 정권 실패의 핵심임에도 여전히 사태 파악에 편파적인 선입견이 들어 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설계자’라고 스스로 밝혔음에도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려 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캔들이라는 세간의 소문과 3명이나 세상을 등질 정도로 문제가 큰 사안을 먼 산 바라보듯 하고 있다.

‘사드 3불’에 대해서는 이견이 상당했다. 이 후보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며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에 대해서는 자주 외교, 주권국 권리 등을 내세우며 날을 세우는 여권과 결이 같다. 사드 추가 배치와 ‘자위적 선제 타격’ 등에 대해서도 후보 간 ‘동상이몽’이었다. 상대의 진정한 의도를 알면서 일부러 흠집을 내려 하는지 자신의 주장만 앞세우기 바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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