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중의 암’ 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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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의 암’ 폐암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2.02.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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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폐암(肺癌)이야기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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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사단법인 대한암협회(大韓癌協會)는 2월 4일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를 맞아 국내 폐암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폐암 진단 및 치료, 지원 등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폐암 환자의 정보 접근성과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폐암 이야기(아가폐)’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암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遺傳子) 변이검사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286명)의 61%(175명)였으며, 유전자 검사가 폐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58%(165명)였다. 하지만 자신이 진단받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답한 환자는 본인의 유전자 변이 종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환자의 6%에 불과했다.

최근 치료제가 없던 희귀 폐암 변이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춤 치료를 위해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진단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폐암 진단 시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았다고 응답한 175명의 진단 유전자는 EGFR(45%), ALK(14%), ROS1(4%), KRAS(3%) 순으로 확인됐다.

폐암은 조기 진단도 중요하지만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종양의 유전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최근에는 이미 잘 알려진 유전자 변이뿐만 아니라 희귀 변이에도 맞춤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환자들이 진단 시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과 다양한 맞춤 치료 옵션에 대해 인지한다면 치료 과정이 훨씬 수월해 질 수 있다.

암세포 유전자 검사는 일반적으로 폐에 발생한 암 조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혈액 검체를 이용한 암세포 유전자 검사도 도입되고 있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은 한 번의 검사로 다양한 유전자와 변이 유형을 검출할 수 있는 최신분석법이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종양유전학의 발달, 의료보험체계로의 편입(2017년 3월)에 힘입어 NGS를 토대로 한 암 유전자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한암협회가 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 등 어려움에 관한 내용을 주관식 문항으로 질문한 결과,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험급여 확대가 필요하다’ ‘약값이 부담된다’ 등의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심리적으로 힘들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등의 감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들이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보는 곳은 블로그 등의 인터넷 웹사이트지만, 관련 정보에 만족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36%) 수준이다. 이에 대한암협회(회장 노동영)는 지난 1월 25일 폐암 환자들의 정보 접근성 및 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아가폐’ 웨비나(Webinar, web+seminar)를 개최했다. ‘아가폐 웨비나’는 암협회 창립 이후 처음 폐암 환자를 위해 시작한 캠페인의 일환이며, 공식 유튜브 채널인 ‘대한암협회’에서 생중계됐다.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폐암 경험자 등이 패널로 나서 폐암 정보 접근성과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또한 한국폐암환우회, 국제폐암연맹, 유럽폐암협회 등도 영상으로 참여했다.

폐암 환자들은 방대한 정보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한 피로도가 상당히 놀아진 상황이므로 선진국처럼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은 물론 유전자 변이 검사 등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치료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박성용 흉부외과 전문의는 폐암 수술 후 관리법을 소개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수술로 폐를 일부 떼어내면 폐의 기능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힘들더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폐의 기능이 수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에 우리나라에서 243,837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중 폐암(肺癌)은 28,628건(남자 19,524건, 여자 9,10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7%로 3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4.5%, 60대가 28.6%, 80대 이상이 19.2%의 순이었다.

그러나 암 환자의 사망률 1위는 폐암(肺癌)이며, 2017년 전체 암 사망자(8만1203명)의 22.9%(1만8574명)를 차지했다. 폐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많고 완치율이 낮아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아서 폐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26.7%이다. 이에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하여 국가폐암검진으로 만 54세-74세의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자로 저선량 흉부 CT검사를 2년 마다 시행하고 있다.

폐(肺)는 심장(心臟)과 함께 흉강(胸腔)을 채우고 있는 장기이며, 가슴의 중심에서 약간 왼쪽 앞부분에 심장이 있고, 나머지 공간의 대부분을 좌우 두 개의 폐가 차지하고 있다. 오른쪽 폐는 상·중·하 세 개의 폐엽(우상엽, 우중엽, 우하엽)으로, 왼쪽 폐는 상·하 두 개의 폐엽(좌상엽, 좌하엽)으로 이루어져 있다.

폐암(lung cancer)이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하며, 폐를 구성하는 조직(기관지, 세기관지, 폐포 등)에서 기원한 ‘원발성(原發性) 폐암’과 다른 장기에서 생겨나 폐로 전이된 ‘전이성(轉移性) 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폐에서 기원한 원발성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크게 소세포암(small cell carcinoma)과 비소세포암(non-small cell carcinoma)으로 구분한다.

2018년의 폐암 전체 발생 건수 28,598건 가운데 암종(carcinoma)이 89.1%, 육종(sarcoma)이 0.2%를 차지했다. 암종 중에서는 선암이 48.4%로 가장 많았고, 편평상피세포암이 21.3%, 소세포암이 10.6%, 대세포암이 1.4%, 기타 명시된 암이 7.4%를 차지했다. 그리고 육종 0.2%, 기타 명시된 악성 신생물 0.1%, 상세 불명의 악성 신생물 10.7% 등이다. ‘암종’이란 상피조직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육종’은 비상피성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암’은 육종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인다.

소세포(小細胞)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5-30%를 차지하며, 주로 기도(기관지나 세기관지)에서 처음 발병한다. 대개 기관의 표면이나 선을 따라 생성되며, 대부분(80%)은 폐 중앙부에 생기고, 나머지(20%)는 말초에 생긴다. 전반적으로 악성도가 강해서 림프계통이나 혈액순환을 통해 조기에 전이되는 경향이 있다. 치료법과 예후 면에서 다른 종류의 폐암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非小細胞)암이며, 편평상피(扁平上皮)세포암, 선암(腺癌), 대세포암(大細胞癌) 등으로 나뉜다. 편평상피세포암은 주로 폐 중심부에 발생하며, 흡연과 관련이 가장 많은 암종이다. 선암은 폐의 주변부에서 주로 발견되며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이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림프절, 간, 뇌, 뼈, 부신 등에 전이가 잘 되는 편이다. 대세포암(large-cell carcinoma)은 폐 표면에서 주로 발생하며, 빠르게 증식하고, 전이되는 속도로 빨라 상대적으로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한다.

폐 안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암 덩어리가 자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감각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기관지, 가슴벽 등을 침범하면 비로소 통증을 느낀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수가 많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피가 섞인 가래나 객혈(喀血),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상대정맥증후군, 뼈의 통증과 골절, 두통, 오심, 구토가 있다.

흉부(胸部) 단순 X-선 촬영은 폐암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지만 결핵(結核)으로 인한 폐의 침윤과 감별해 내야 하므로 정확한 판독에 유의해야 한다. X-선 촬영에서 고립성 폐결절(肺結節)이 보이면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하여 악성(惡性)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조직학적 확진을 위하여 객담검사, 기관지내시경검사, 기관지내시경 초음파검사, 경피적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시행한다. 그리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폐암의 진행 정도(病期, stage)를 판단한다.

폐암의 치료원칙은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병기(病期)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전신 상태와 치료 적응도에 따라 요법의 선택과 조합이 달라진다. 주된 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 방사선치료이다.

비소세포암인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소세포암은 제한병기와 확장병기로 나누어지며, 제한병기에는 항암과 방사선 병용요법을 사용하며, 확장병기에는 항암을 시행한다.

치료의 부작용으로 수술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수술 후 폐렴(肺炎) 등의 합병증과 가슴과 팔의 통증, 숨이 차는 증상 등이다. 항암화학요법은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 탈모, 빈혈 등이며, 방사선치료는 피부염, 식도염, 방사선 폐렴, 심신피로, 식욕부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폐암은 전이와 재발이 다른 암보다 많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5-80%가 처음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또한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50%가 재발을 보이며, 흔히 전이되는 곳은 다른 쪽 폐, 간, 뼈, 뇌 등이다.

폐암의 위험요인에는 흡연, 간접흡연, 석면(石綿)등 직업적 요인, 방사선물질,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흡연(吸煙)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다. 담배에서 7천종 가량의 유해물질이 발견되며, 이 가운데 발암물질로 알려진 것이 60여종 이상이다.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1배가량 증가한다. 약 15%의 폐암은 비흡연자에게 생기며, 이들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간접흡연은 비흡연자가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거나, 흡연자 주위에 있으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것으로 직접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에 걸릴 수 있다. 담배 연기는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부류연(副流煙)과 흡연자가 내뿜는 주류연(主流煙)이 있다. 간접흡연자는 대체로 주류연보다 부류연에 많이 노출되며, 부류연의 비율이 약 85%이다.

석면(石綿)과 연관된 폐암은 직업상 노출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석면 이외에도 결정형 유리규산 분진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비소, 베릴륨, 카드뮴, 6가크롬, 니켈 등의 중금속(重金屬)에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도장공과 같이 특정 작업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 미세먼지는 WHO에서 정한 1군 발암 물질이다.방사성물질이 발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우라늄은 소세포폐암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특히 흡연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라듐이 토양이나 암석, 물속에서 붕괴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가스인 라돈(radon)은 흡연에 다음가는 폐암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편 X-선 촬영이나 CT 같은 검사의 방사선량은 미미하므로 폐암의 발생 원인이 되지 않는다.

폐암의 예방법은 금연(禁煙) 외에는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계몽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의 발생 가능성은 담배를 피운 양과 기간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담배를 끊은 이후에도 위험 감소 속도가 느려 최대 20년까지 폐암의 위험도가 본래 안 피우던 사람보다 높기 때문에 금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New Year’s Resolution) 중 하나로 금연(禁煙)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흡연 등 중독성이 있는 습관을 단번에 끊는 것을 영어로는 ‘quit cold turkey(차가운 칠면조 고기를 끊다)’라고 한다. 금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보건소 금연클리닉, 치료형 금연캠프, 금연상담전화, 병원 금연치료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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