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24만7077표차(0.8%p)로 이겼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윤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패를 확인하는 조종(弔鐘)”이라고 봐 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한반도 운전자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폐기되고 ‘종전선언’ 또한 원점으로 돌아갈 판이다.
북한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그를 타깃으로 삼았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20년 10월 16일 “명색만 검찰총장이지 실은 손발이 다 잘린 유명무실한 존재, 허수아비 신세가 됐다”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떠들며 사법개혁조치들이 취해지지 못하게 가로막아 나섰는가 하면 검찰개혁 반대에 사활적인 리해관계를 걸고있는 보수패당에게는 음으로 양으로 막힌 숨길을 열어주고 보호해주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윤석열 후보의 외신기자 간담회(12일) 발언 (원칙 있는 자세로 일관성을 견지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을 꼬집어 “그렇다면 남북관계를 대결 시대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인가. 윤석열이 집권하면 남북관계는 파탄되고 한미관계는 굴종 밖에 남을 것이 없다”고 했다.
북한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남북관계를 대결 시대로 돌아가게 하고, 남북관계는 파탄날 것으로 계속 위협했다.
윤 후보는 올해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제타격론’을 꺼내들었다. 북한 미사일 도발 위협을 방지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조짐이 보일 때 저희 3축 체제 제일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고 하는 선제타격 밖에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14일에는 페이스북에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는 ‘주적은 북한’이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올해 1월 14일 보도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한이 한국에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안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 말을 인용해 “보수정당의 윤석열 후보가 한국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반도의 긴장을 촉발시킬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승리는 한국의 대북 접근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올해 후반이나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을 직접 도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원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상대하면서 ‘보여주기식 평화쇼’로 일관해 왔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기본 입장이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에 나선다면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는 등 경제협력을 하겠지만, 북한이 변화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의 첫 단계로 ‘국제적인 검증’과 ‘핵시설 전면사찰 허용’을 제시했다. 킬 체인(Kill-chain)이라 불리는 선제타격능력 확보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수도권 방어를 위한 ‘한국형 아이언 돔’ 조기 전력화와 함께 사드 추가 배치도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를 희생시켜 국민을 불안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면서 “안보 이익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어떻든 북한은 직간접으로 대선에 개입하고도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으니 할 말을 잃게 됐다. 당분간 윤 당선인에 대해 흠집내기에 나서는 한편 국가방위력 강화를 내세우며 군사적 긴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북관계가 파탄 날지 대결국면으로 치닫을지는 북한이 선택하기에 달렸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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