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배달 '배민1' 배달의민족 수익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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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건배달 '배민1' 배달의민족 수익성 발목
  • 유진경 기자
  • 승인 2022.04.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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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달의 민족
사진=배달의 민족

[시사주간=유진경 기자] 단건배달 '배민1'이 배달의민족 수익성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이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대조를 이룬다.

14일 우아한형제들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조8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매출(1조995억원)보다 82.7% 늘어난 수치다. 7년 전인 2014년 매출(291억)과 비교하면 무려 7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적자는 757억원에 달해 전년(11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6배 정도 늘었다.

업계에서는 배민의 이 같은 적자폭 확대가 지난해 개시한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때문이라고 본다. 배민1의 경우 배달원에게 지급한 배달비용이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원(라이더)에게 지급한 인건비인 외주용역비는 7864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전체 배민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라이더를 대상으로 한 교육훈련비도 149억원으로 같은 기간 94% 늘었다.

이러한 라이더 배달 비용 증가는 지난해 신규 출시한 단건배달 '배민1'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배민1은 배달원 1명이 한 번에 하나의 배달만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곳을 들러 배달하는 기존 묶음배달보다 신속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만큼 인건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배민1은 배달이 가장 많은 피크 시간대에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배달료가 통상 업주로부터 받는 5000~6000원의 일반 배달비 보다 더 높게 책정된다. 만약 단건배달 배달원에게 7000~8000원의 배달비를 지급해야 한다면, 업주에게 받는  5000~6000원 가량의 배달비 외에 배민이 1000~2000원의 배달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단건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라이더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점심 시간대에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수준은 실제로 1만~2만원대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할인 프로모션 가격이 적용돼 업주와 고객이 부담하는 초기 배달비는 5000원 수준이었지만, 갈수록 배민이 감당해야 하는 단건 배달 비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배민도 이런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배민은 배민1 주문 1건당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이던 업주 대상 요금을 지난달 종료하고 새로운 요금체계를 적용했다. 이 새로운 요금제는 주문 1건당 수수료율 6.8%, 배달비 6000원으로 배민의 직접 부담을 줄였다는 평이다.

배민 관계자는 "애초 배민1 가입시 계약한 중개 수수료 12%를 업계 최저 수준인 6.8%로 낮춰 사장님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수수료율은 종전 1000원 보다 더 비싸다는 지적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배민1 요금제에 크게 반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배민 관계자는 "단건배달은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꼭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여서 요금제를 개편한 것"이라며 "이번 요금제 개편을 통해 중개수수료율은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배달원의 주 수입인 배달비는 현실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의장이 지난해 4월 자신이 보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을 임직원과 배달원에게 무상 증여한 999억원이 비용으로 잡힌 것도 영업이익 적자폭을 늘렸다. 일회성 비용인 이를 제외하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본 셈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친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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