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실수로 가압류 취소됐어도···이것 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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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실수로 가압류 취소됐어도···이것 안하면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4.1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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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신청 후 본안소송 제기 명령받아
기한 내 청구…법원 실수로 가압류 취소
대법 "효력정지 냈어야…국가책임 없다"
대법원 CI
대법원 CI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법원의 실수로 가압류 신청이 취소됐더라도, 효력정지 신청 등 불복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 B사를 상대로 부동산 가압류신청을 냈고 법원이 받아들였다.

이후 B사는 A씨가 가압류뿐 아니라 본안소송을 제기하도록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20일 내에 A씨에게 본안소송을 제기하라고 명령했고, A씨는 본안소송을 청구했다.

이후 B사는 A씨가 기한 내에 본안소송을 내지 않았다며 법원에 가압류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신청했는데, 법원은 기간 만료일을 잘못 계산해 가압류결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에 불복했고 항고심은 법원이 기간 만료일을 잘못 알았다며 결정을 뒤집었다. 결국 A씨는 약 1년이 지나서야 가압류등기를 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A씨는 부동산의 강제경매가 시작되자 배당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시점을 넘겨 가압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자신이 기한 내에 본안소송을 냈는데 법원의 실수로 가압류가 취소됐으므로 정부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청구했다.

1심은 "민사집행법에서는 가압류 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는 효력정지 절차를 정하고 있다"며 "A씨는 효력정지 신청을 통해 잘못된 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켜 권리를 회복할 수 있었음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국가배상에 의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A씨는 당시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기 때문에 효력정지 신청에 관한 법률적 조언을 받기 어려웠다"면서 "효력정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재판부의 잘못과 A씨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어쩔 수 없이 효력정지를 신청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 결과에 대한 불복수단이 마련돼 있으면 그러한 절차를 밟을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배상을 요구하지 못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A씨의 경우에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던 건 맞지만, 효력정지 신청이 아닌 즉시항고는 제기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 근거이다.

재판부는 "A씨는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할 수 있었던 이상 효력정지를 신청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은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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