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 진보에 남긴 '실낱같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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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 진보에 남긴 '실낱같은 희망'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6.0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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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김종훈 진보당 당선인. (사진=뉴시스)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김종훈 진보당 당선인.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지난 대선, 그리고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은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참패했다. 거대 양당으로 기울어진 판세를 탓하기에는 변화를 일으키려는 그들의 노력이 너무나 부족했고 진보정당 자체가 '낡은 조직'으로 전락해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나마 한 가지 유의미한 결과는 진보당의 등장이다. 진보당은 이번에 광역, 기초의원 20명을 당선시키며 원내 정당인 정의당을 앞섰다. 특히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김종훈 당선인은 현재 유일한 진보정당 기초단체장이며 동구청장과 국회의원을 거쳐 다시 동구청장으로 돌아온 이력의 소유자다. 

김종훈 당선인은 2002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2006, 2010년 울산 동구청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나 2011년 당시 동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됐고 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동구청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통합진보당 해체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고 2020년 재선을 노렸지만 범진보 계열이 분열하면서 결국 패하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인은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야당의 단일후보로 선출되며 도전에 나섰지만 현직 구청장이었던 정천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천기옥 국민의힘 후보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천석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 선고를 받은 뒤 후보를 사퇴하면서 이른바 보수-진보 양자 대결로 선거가 치러졌고 결국 김 당선인이 54.83%를 득표해 동구청장으로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더 주민 곁으로, 노동자 곁으로 다가가는 민생정치로 주민과 노동자에게 힘이 되겠다. 주민에게 힘이 되고, 주민의 힘을 키우는 진보정치에 힘을 모아 달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신 그 마음 잊지 않고 진보정치 발전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변화를 보이지 않은 거대 양당의 독점 속에 진보정당들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지방선거 투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치러진 선거에서 그나마 유의미한 결과를 남긴 김종훈 구청장과 진보당 의원들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지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이 어떤 활동,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사실상 진보정치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마저 지역 일꾼이 아닌 ‘정치인’을 선택해야하고, 이로 인한 유권자들의 더 커진 정치 환멸 속에서 유권자들에게 '효능감'을 안길 이들의 등장이 필요해진 지금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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