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해수부 공무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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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해수부 공무원 사건
  • 시사주간
  • 승인 2022.06.17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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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수부 공무원의 유족 이래진 씨가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 청구소송 1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수부 공무원의 유족 이래진 씨가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 청구소송 1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0년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 이모(사망 당시 47세)씨에 대한 실체가 드러났다.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16일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2년 전의 발표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지침이 국방부에 하달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참으로 경악할 만한 일이다. 정부는 당연히 자국 국민은 최우선으로 지키고 보호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만행 보다 문재인 정부의 만행이 더 아프다.

미적거리던 국방부는 정부가 바뀌자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에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국방부는 “(재조사 결과)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며 “국민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기가 막히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문재인 정부는 선량한 국민이 총격을 당하고 시신이 불태워졌는데도 월북, 도박빚 운운하며 명예를 훼손시켰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따로 입장문을 통해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족의 상처를 도무지 헤아리지 않은 궤변이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이 씨 피살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통지문을 보내자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계몽군주’라 했으며 정세현 민주평통수석부위원장은 “통 크다”고 치켜 올리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유족들은 주위의 온갖 눈총을 받으며 아픈 세월을 보냈다. 문재인 정부는 유족들이 진실을 밝혀달라고 울부짖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랐는지 국가안보실 주요 기록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 5년간 봉인했다.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니 더불어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유족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공개를 명령하자 이번엔 항소를 해 어깃장을 놨다. 도저히 정상적인 정부에서 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일은 왜곡된 사상에 경도된 사람들로 구성된 정권에 대한 위험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뿐 만 아니라 나라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의 위법성에 대한 경각심을 울리는 차원에서라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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