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의 연이은 거짓말, 결국 사퇴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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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의 연이은 거짓말, 결국 사퇴의 길로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7.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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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거짓말 논란'과 '인사 문제'로 내각 줄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당초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총리직을 올 가을까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영국 정계의 향방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중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집권 보수당 당대표 직에서 사임한다"면서 "후임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 총리 직을 맡아 국정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보수당 연례 당대회가 10월로 예정되어 있기에 이를 앞당기지 않는 선에서는 차기 총리는 석 달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내, 사임한 내각수반들 역시 '총리 사퇴'를 들고 나오고 있고 존슨 총리는 보수당 하원의원들의 내각 참여를 자신하며 '가을까지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올 초 이른바 '파티게이트'와 거짓말 해명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영국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2020년 5월에 존슨 총리가 총리관저 정원에서 사적으로 음주 파티를 열고 그 파티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봉쇄령 속에서 파티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존슨 총리는 "업무상 행사였다" "10분 정도만 있었다" 등의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고 이로 인해 사퇴 압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보수당 신임 투표에서 다행히 과반을 넘기며 총리직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후 보궐선거에서 참패해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최근 성추행 혐의가 있던 크리스토퍼 핀치 보수당 하원의원을 당 원내총무직에 앉힌 것을 두고 인사 문제가 불거지자 존슨 총리는 "몰랐다"고 부인했지만 사이먼 맥도날드 전 외무부 차관이 "핀처 의원이 과거 성비위 문제로 고소당한 사실을 보고 받고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결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처럼 거짓말 논란이 계속되자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더 이상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표를 냈고 이후 사이먼 하트 웨일스 담당 국무장관 등 60여 명의 인사들이 모두 존슨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표를 냈다. '사퇴는 없다'고 계속 선을 그었던 존슨 총리였지만 영국 정부가 마비될 수 있는 상황까지 가면서 그는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존슨 총리는 "이제 당의 새로운 지도자, 새로운 총리가 있어야한다는 것이 당의 의지임이 분명하다"면서도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대승한 것을 거론하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나의 일이자 의무"라고 사퇴 압박에 버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브렉시트, 코로나19,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거론하며 자신의 성과와 업적을 자찬하면서도 "보궐선거 패배,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를 바꾸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그 논쟁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 무리 본능은 무리가 움직일 때 강력하다"며 마치 자신이 의원들의 집단적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퇴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존슨이 이처럼 총리직에 계속 연연하는 것은 존슨은 보수당 하원의원 360명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정부직 기용 발탁 의사에 응할 것으로 자신하기 때문이다. 100명 이상이 임명 제의에 응해야 존슨의 새 '정부'가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보수당에서도 존슨이 총리직까지 모두 물러나야한다는 입장이기에 그의 뜻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 고통 속에서도 파티를 강행하고 인사 문제가 일어났음에도 이를 거짓으로 무마하려던 존슨의 생각은 끝내 자충수가 되어 돌아왔고 여당마저도 존슨 총리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정치인의 거짓말과 기만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수'를 부리는 존슨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영국의 상황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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