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담대한 제안’에 대답 없는 北...美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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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담대한 제안’에 대답 없는 北...美는 ‘글쎄’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08.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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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북 제재 면제 가능성까지 띄우며 돌파구 모색
北-김정은 직접 尹대통령 실명비난...공세수위 높여
美-北 비핵화 조치 초기부터 제재일부 완화는 가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밝혔으나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밝혔으나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가운데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초기부터 대북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완전히 가설이라며 일단 거리를 뒀다.

◇ 韓 전문가들 당장 호응 어려울 것

윤 대통령은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6가지 경제협력 방안 등을 담은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공개하며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담대한 구상'은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과 발전 및 송·배전 인프라 지원부터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 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까지 대대적인 경제 개발 지원책을 북한 비핵화의 상응 조건으로 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 2019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대북 제재 해제를 단계적으로 응해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의 비전은 결국 경제, 군사, 정치 세 가지 분야에서 남북이 초보적인 협력을 논의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비핵화도 동시에 합의되고 실천되는 것이라며 군사 및 정치 분야의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북제재 면제 가능성까지 띄우며 협상의 돌파구 모색에 나섰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윤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교착상태에 당장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당장 호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담대한 구상이 자칫 과거 북한이 단계적 협상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 살라미 전술이나 비핵화 협상을 핵 군축 협상으로 바꾸려는 전술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실제로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만약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부분 비핵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美 한반도 전문가들 유인책 되기 어려울 것

미국 국무부는 15(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대북 구상에 대해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 가능한 외교의 길을 열고자 하는 한국의 목표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초기부터 대북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현재로선 완전히 가설이라며 거리를 뒀다.

북한이 그동안 대화 제의를 거부해온 데다 언제든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가 비핵화 협상 초반에 완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현재 시점에서 전적으로 가설적인(complete hypothetical) 질문이라며 북한이 외교나 대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앞서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현재 그 상황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구상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유인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거 정부에서도 대규모 식량·경제 지원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부는 제재 완화를 주장했지만 실패했다북한은 (비핵화와 보상의) ‘행동 대 행동원칙에 합의하고도 모든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외교안보매체 더디플로맷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여정의 발언을 감안하면 북한은 이 구상을 고려조차 안 할 수 있다김 위원장이 핵 포기를 공개 선언하지 않는 한 이 계획은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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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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