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거수 6그루, 천연기념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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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노거수 6그루, 천연기념물 된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2.08.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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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버들마당 용버들. 사진=문화재청
청와대 버들마당 용버들. 사진=문화재청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청와대 경내에 있는 노거수 6그루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제7차 천연기념물분과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우수한 노거수 6주를 '청와대 노거수군' 명칭으로 오는 30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 지정예고 대상은 반송 1주, 회화나무 3주, 말채나무 1주, 용버들 1주다. 

지난 5월10일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된 후 문화재청은 일반국민, 수목전문가 등으로부터 청와대 경내에 있는 노거수에 대한 조사와 보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왔다. 

문화재위원, 식물전문가 등 관계 전문가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노거수들에 대한 생육상태, 문헌, 사진자료 등을 수집하고,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경복궁과 경복궁에서 뻗은 산줄기·산등성이·산기슭에는 경작을 금한다'는 기록이 경국대전(권6 공전, 재식편), 도성내외송목금벌사목(1469년)에 언급된 소나무 벌채금지 내용, 도성지도(18세기 말), 경성시가도(1933년) 등 여러 역사적 문헌기록을 통해 약 300년 동안 보호되어온 경복궁 후원에서 청와대로 이어져 온 숲의 역사성을 확인했다. 

1938년 경무대관저경내부지배치도(축척1/1200)를 통해 북악산에서 시작해 청와대를 지나 향원정까지 물길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과 청와대 노거수 군은 바로 이 청와대 물길 인근에 자리잡고 커왔다는 것도 확인했다.  

1910년과 1928년에 촬영된 유리원판사진에는 융문당·융무당과 함께 서있는 청와대 반송군과 주변 숲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경무대 일원 숲의 규모도 확인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청와대 노거수들의 위치를 보면, 반송은 청와대 녹지원 안에, 회화나무 세 그루는 녹지원을 둘러싼 인근 숲에, 말채나무는 상춘재 앞에 있다. 용버들은 여민관 앞쪽인 버들마당에 따로 떨어져있다.

나무들의 가치를 살펴보면, 반송은 경복궁 융문당·융무당 주변에서 자라온 나무로, 수관폭이 크고 수형이 아름다워 청와대를 대표하는 노거수로 손색이 없다.

한국 근·현대의 역사적 현장을 지켜온 대표 자연유산이라고 할 만하다. 회화나무 세 그루는 청와대 녹지원 인근 숲의 경계를 따라 배치되어 있다. 숲에 있는 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 

경복궁 후원의 본래 식생을 추정할 수 있는 주요 수종이며, 창덕궁에 있는 회화나무 군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손색없고 생육상태도 양호하다.

말채나무는 자생수종으로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적이 없는 희소한 나무다. 오늘날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종으로, 모양이 아름답고 생육상태가 양호하다. 

가지가 말의 채찍으로 사용되며 조선 후기의 어학사전 유희의 '물명고'에서 우리민족 생활사와 관련된 내용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용버들은 고대부터 승천하는 용을 상징해 황실에서 애호하던 수종으로, 북악산에서 시작한 물길(실개천 습지)인근에 사는 생물학적 희소성을 지닌 지표수종이다.

문화재청은 '청와대 노거수 군'에 대해서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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