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판 가스라이팅, ‘침윤지참 부수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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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판 가스라이팅, ‘침윤지참 부수지소’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2.08.3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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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부산일보 참조
이미지=부산일보 참조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요즘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서양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인류의 시작점부터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사이비 무당들이나 주술사들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한 사례들은 차고도 넘친다.

동양에서는 이미 2500여년 전에 이 용어를 사용했다. 바로 ‘침윤지참 부수지소(沈潤之譖 膚受之愬)’라는 말로 논어 <안연편(顔淵篇)>에서 볼 수 있다. 쓰임은 다르지만 타인을 조종한다는 면에서는 거의 동의어로 간주해도 무방할 듯 하다.

공자의 제자 지장이 공자에게 “어떤 것을 가리켜 밝다고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물이 스며들 듯 하는 참소와 피부로 직접 느끼는 호소가 행해지지 않으면 마음이 밝다고 말할 수 있고, 또 생각이 멀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했다.

‘침윤지참’은 물이 차츰차츰 배어 들어가듯이 남을 여러 번 조금씩 헐뜯어서 솔깃하게 하는 방법이다. 서서히 스며들 듯 상대방을 중상모략해 결국 그걸 믿게 만드는 것이다.

‘부수지소’는 듣는 사람의 피부를 바늘로 찌르듯 자극해서 헷갈리게 만드는 충격적인 호소를 말한다. 이 역시 눈물 콧물을 쥐어짜 내 상대가 자신의 말을 믿도록 하는 방법이다.

유사한 말로 ‘취문성뢰(聚蚊成雷)’라는 것이 있다. 모기가 모이면 우레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아무리 작은 모기 소리도 떼지어 날갯짓을 하면 소리가 우레처럼 들리는 것 같다는 이야기다. 간악한 무리들이 모여 하찮은 일을 과장하여 떠들어대면 작은 일도 대단한 일이 되는 일을 비유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판은 침윤지참 부수지소의 마당놀이에 다름 없다 할 것이다. 반대파를 향한 이런 행위는 우리 정치의 후진적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침소봉대하여 큰 사건으로 몰아간다. 특히 지난 20여년 간 일어났던 광우병 사태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은 삼류 정치인과 삼류 시민단체, 사이비 언론이 몰고 간 침윤지참 부수지소의 마당놀이였다. 아직도 이런 짓을 하는 자들이 널려있다. 어리석은 자들은 그런 가스라이팅에 속고 있으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있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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