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신경섬유층 얇은 노인일수록 치매 위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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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신경섬유층 얇은 노인일수록 치매 위험 ↑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2.09.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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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정신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
신경섬유층 두께 하위 25%, 치매 발생 확률 약 5배 이상
노인인구 망막 구조·인지기능 관련성 밝힌 국내 첫 연구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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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영화 기자] 국내 의료진이 10개의 망막층 중 황반부의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은 노인일수록 향후 인지기능 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대규모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노인의 인지기능과 망막 구조의 관련성을 밝혀낸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노인 430명을 대상으로 초기 망막 두께를 측정한 후 5년간 망막 두께에 따라 정기적으로 시행한 인지기능 검사 결과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망막 두께를 정밀 분석한 결과 여러 망막층 중 황반부의 신경섬유층의 두께가 하위 25%(231㎛ 이하)에 해당하는 경우 치매 발생 확률이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섬유층이 얇은 노인은 인지기능 평가 점수(CERAD-TS)가 초기 평균 65.4점에서 시작해 매년 3.79점 감소해 신경섬유층이 두꺼운 노인층(68.5점 시작, 매년 2.42점 감소)보다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향후 인지기능의 감소폭 역시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양상은 또 다른 인지기능 평가 도구인 MMSE 검사에서도 동일했다.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은 그룹에서 향후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혹은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게 될 확률은 52.7%로, 대조군의 유병 비율(11.3%)을 크게 웃돌며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도가 약 5배 이상 높았다. 반면 속얼기층 등 다른 망막층은 미래 인지기능 저하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최초로 노인 인구에서 인지기능과 망막 구조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이자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망막 구조와 미래 인지기능 저하 간 관계를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서 의미가 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황반부 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임상 현장에서 인지기능 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된 다양한 요인들이 규명되고 있다”며 “망막 구조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혀낸다면 치료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망막은 우리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 세포의 막으로, 빛을 감지하고 시각정보를 처리·통합해 대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은 신체 노화가 진행될수록 두께가 얇아지면서 시신경의 기능도 함께 저하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안과학술지 ‘JAMA 옵살몰로지(JAMA Ophthalmology)’에 최근 실렸다. SW

h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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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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