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버스→택시로 갈아타도 환승할인' 가능할까
상태바
'지하철·버스→택시로 갈아타도 환승할인' 가능할까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2.10.10 11:19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영화 기자] 지하철과 버스간 활발히 시행 중인 환승할인제에 택시가 가세할 수 있을까. 서울시가 이를 둘러싼 본격적인 고민에 나섰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택시산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계획을 공개하고 지난 9일까지 관련 의견을 접수했다. 입찰 공고에 앞서 관심있는 업체들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과정이다.

계획 중 가장 첫 번째로 언급된 항목은 택시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간 환승할인 정책이다.

2004년 시내버스와 수도권 전철 간 할인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서울시 대중교통 환승할인 정책은 2007년 경기도, 2009년 인천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지금까지 시행 중이다. 두 가지 교통수단을 모두 활용해 이동해야 하는 서민들은 덕분에 교통비 부담이 적잖이 줄었다.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로 국한되는 환승할인에 택시 합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한 택시산업 위축과 이에 따른 심야 승차난 때문이다.

2019년 3~12월 97억원이었던 택시의 일평균 운송수입은 2020년 같은 기간 71억4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2021년 73억8000만원으로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친다.

택시사업이 얼어붙으면서 기사들은 대리운전, 배달 등 다른 업종으로 이탈하기 시작했고, 이는 심야시간 택시 대란과 시민 불편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지자체 중 택시 환승할인을 최초로 도입한 곳은 부산시다. 부산시는 2017년 10월부터 선불식 교통카드로 버스와 도시철도를 이용한 뒤 30분 이내 택시를 타면 요금을 최대 1000원 할인해주는 제도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시민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부산시의 야심찬 계획은 큰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 교통카드 사용자의 90% 이상이 후불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에 가로 막혀 혜택을 확대하지 못하면서 2021년 3월 택시환승제를 폐지했다.

서울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산시 뿐 아니라 각종 해외 환승 실태 진단하고, 적용 타당성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작년 서울지역 및 경기도(서울 버스 및 택시 운행지역) 택시, 버스, 지하철 카드데이터를 통해 환승 이용현황을 분석하고 환승 방식 검토 및 방식별 소요 비용 및 예산을 책정할 들여다본다. 부산시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후불교통카드 이용자 할인과 택시 먼저 이용 후 지하철·버스 탑승시 할인 적용 가능 여부 연구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택시가 환승할인 제도권에 들어올 시 승용차 감소에 따른 교통혼잡비용 절감 등 사회적 편익과 신규 택시 수요 창출 등 효과 예측도 연구 용역 대상이다.

이번 연구용역의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7개월이다. 정확한 지표가 나오기까진 갈 길이 멀지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만으로도 택시 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택시가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은 개인택시업계에서 꾸준히 주장했던 내용"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기사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돌아올지 알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W

hy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