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색깔론으로' 김문수가 보여준 '대한민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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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색깔론으로' 김문수가 보여준 '대한민국의 민낯'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10.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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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뉴시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된 김문수 위원장이 잇단 '색깔론' 발언으로 정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상 정치 발언으로 인해 노동계와 손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잇달아 놓치고 있는 것은 물론 윤석열 정부의 인사 난맥을 또 한 번 입증시키는 계기가 되고 만 것이다.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과거 김 위원장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종북 본성', '수령에게 충성'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됐다. 당사자인 윤건영 의원이 이 발언에 대해 추궁하자 김 위원장은 "문제가 있는 점이 많아보인다. 그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이 김 위원장의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며 국정감사를 중단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제 발언으로 위원회 회의가 순조롭지 못하게 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야당은 '분명한 반성이 없다'며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또다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했다. 확실한 김일성 주의자"라고 발언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故 신영복 선생을 '종북주의자'로 몰고 이를 존경하는 문 전 대통령까지 '김일성 주의자'로 몬 것에 대해 '철 지난 색깔론'을 꺼냈다는 비난이 나왔다. 

이 발언을 비판한 한 누리꾼은 댓글에 "'처음처럼'을 마시는 우리들도 김일성 주의자였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소주 '처음처럼'의 글씨를 신영복 선생이 쓴 것을 바탕으로 한 말이다.

그러나 이 파문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3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영복 선생의 사상은 김일성 사상이고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아는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한다면 김일성 주의자라고 봐야한다. 왜 아니라고 하느냐?"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또 과거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주최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총살감"이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 22년형, 이명박 대통령 17년형을 받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더 심하게 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한다. 지난 5년간 괴로웠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이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란봉투법' 입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현대민법의 절대원칙은 소유권이다. 소유권을 침해하면 공산주의가 되는 것"이라며 또다시 색깔론을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이 극단적 이분법 논리로 세상을 구분하고 본인의 언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본인의 존재감 과시다. 과거의 이력을 내세우며 민주노총을 들먹이는 것으로 사회적 대화 기구의 수장으로 본인 만한 사람이 없다고 강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누굴 만났는지 밝히지도 못하면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과의 만찬을 했다는 거짓 증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문수 씨의 이런 신념과 실천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가진 절대다수의 노동자, 민중, 시민을 광범위하게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세상의 많은 색깔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로지 빨간색과 그렇지 않은 색으로 나누고 네 편 아니면 내 편이라는 식의 김문수 씨가 가진 사고는 낡고 고루하다"고 공격했다.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은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줘야한다"면서 책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과거 노동운동가 출신이었다고 하나 이전부터 '反노동'으로 돌아섰고 심지어 과거 태극기부대의 중심에 섰던 김 위원장을 노사의 합의를 이끌어야할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대통령실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다시 '색깔론'으로 뒤덮이는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 김문수 위원장이 보여준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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