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5호 담당제를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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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5호 담당제를 시행하라”
  • 양승진 논설위원
  • 승인 2022.11.1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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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북한을 탈출해 2002년 국내에 입국한 한 탈북민(49)이 지난달 19일 백골상태로 발견됐다. 이 탈북민은 모범적인 국내정착 탈북민으로 소개되기도 해 충격이었다.

발견 당시 겨울옷을 입고 있었던 이 탈북민은 임대아파트 임차료를 마지막으로 낸 게 202011월이어서 사망 후 1~2년 방치된 게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 탈북민은 지난 2002년 탈북해 한국 땅을 밟은 뒤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탈북민 지원 기관인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탈북민 전문 상담사로 일했다. 하지만 이후 행적은 알 수 없다.

그가 살던 임대아파트 임차료가 202012월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SH는 임차료가 1년 넘게 밀리자 올해 1월 이 탈북민을 상대로 명도 소송을 내고 지난 7월 승소했다. 집에 무단으로 들어갈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지난 19일 법원 집행관과 함께 이 아파트 문을 따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5월 임차료 연체 내용을 전해들은 복지부는 그를 위기 관리 대상 가구로 지정했다. 그리고 이를 양천구로 넘겼다. 복지부 연락을 받은 양천구 담당자는 지난해 6월 첫 방문 이후 최근까지 총 5차례 이 탈북민 집을 찾았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어 그냥 돌아왔고, 우편으로 복지 지원을 신청하라는 서면만 보냈다.

그는 이 탈북민이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아닌 데다 주민들로부터 고독사 정황이 있다는 민원이 들어온 바도 없어 단순히 연락이 안 되는 것만으로 경찰을 불러 협조를 요청할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 20197월 서울 관악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모자(母子)가 아사한 채 발견되자 탈북민 위기 가구 발굴·지원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졌다.

이 소식을 들은 탈북민들은 망연자실 했다. 한 탈북민은 목숨을 걸고 탈북했는데 백골로 발견 됐다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한국 정부를 믿지 말고 이젠 우리끼리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탈북민 5호담당제를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5호담당제는 북한이 주민 5세대마다 1명의 열성 당원을 배치해 일상적인 가정생활 전반에 걸쳐 당적 지도라는 구실 하에 간섭·통제·감시하는 제도를 말한다.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탈북민의 위기징후 정보를 통일부가 총 7차례 전달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현실이다. 고위공무원으로 구성된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5년 동안 겉돌았다. 탈북민 지원문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에 대한 얘기가 수도 없이 나왔지만 헛수고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엔케이소셜리서치와 함께 탈북민 3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 북한 이탈 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응답이 12.8%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당했다는 비율도 18.5%였다.

한 탈북민은 이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북한 김정은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이런 일을 남한 사회에 대한 비난과 함께 탈북방지를 위한 내부 선전에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W

ysj@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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