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감경사유 고려 안한 입찰 제재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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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감경사유 고려 안한 입찰 제재는 부당"
  • 황영화 기자
  • 승인 2022.11.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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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구조물 만드는 업체···입찰에서 담합
조달청, 18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법원 "담합 주도한 회사는 12개월 처분"
"참작 감경사유 고려안해···처분 취소해야"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영화 기자]감경 사유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과중한 제재 처분이 내려졌다면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보고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지난달 20일 A회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회사는 침목 등의 철도 구조물을 만드는 회사다. 침목이란 철도가 설치되는 노반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레일을 지지하는 궤도의 중간 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A회사는 동종업체 B회사의 제안에 따라 지난 2009년부터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등을 사전에 정하는 등 담합 행위를 해왔다. B회사 등은 총 54건의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한 사례로 피고 경남지방조달청장은 2017년 5월24일 침목 입찰 공고를 냈다. 그러나 담합 참여자들은 미리 합의한 방식에 따라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고, 재공고에도 A사만 단독응찰해 또다시 유찰됐다.

이후 피고는 계약당사자 선정 방식을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변경했고 A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해 6월8일 A회사 등의 담합행위를 적발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정조치 및 과징금부과 처분을 했다.

피고는 공정위가 문제 삼은 담합행위 54건 중 해당 입찰 1건에 대한 제재로 '담합을 주도하여 낙찰을 받은 자'에 해당한다며 A회사에게 18개월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내렸다.

A회사는 이 같은 참가자격 제한처분에 반발해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회사 측은 처분 대상이 된 입찰은 단 1건에 불과하고 B사의 주도에 따라 담합행위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처분이 평등·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등을 주장했다.

법원은 A회사의 수의계약 과정 자체를 담합 행위로 보면서도 처분이 형평에 반하거나 그 수위가 지나치게 과중해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담합을 주도한 B회사는 A회사보다 가벼운 12개월의 제재 기간을 부과받았는데, 이는 (담합행위) 15건에 대한 제재 처분"이라며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발주한 단 1건의 입찰에 대한 제재 처분"이라고 했다.

또 "처분의 수위는 피고가 단지 이 사건 입찰 1건만을 제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담합행위를 통해 원고가 가담한 입찰 전부를 고려해 그에 대한 제재 처분을 부과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입찰의 공정성이라는 보호법익을 침해한 중대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러한 점은 피고가 제재 처분의 양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할 필요가 있는 요소에 해당한다"면서 "원고에게 감경 사유를 별도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철도용 침목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A회사를 비롯한 침목 제조사 5곳과 오너 4명을 지난 11일 재판에 넘겼다. SW

hy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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