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북한 7차 핵실험···안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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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북한 7차 핵실험···안하나 못하나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12.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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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내 못하면 피로감만 남긴 채 넘어갈 가능성
내년 북한정권 수립 75돌-6·25전쟁 70돌에 주목
핵실험한다 해도 美서 쓸만한 카드도 없는 상태
올해 3월부터 이어진 북한의 7차 핵실험 소식이 결국 연말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올해 3월부터 이어진 북한의 7차 핵실험 소식이 결국 연말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의 7차 핵실험 소식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듯 하더니 조용하다.

이제 남은 20일 안에 핵실험을 하지 못하면 올해는 그냥 넘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12월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히면서 “2023년은 공화국 창건 75돌과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70돌이 되는 역사적인 해인 동시에 5개년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밝혀 내년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북한의 7차 핵실험 소식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피로감만 높인 채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 변죽만 울린 꼴이 됐다.

◇ 국정원 예상 어이 없이 빗나가

국가정보원은 지난 928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10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부터 지난달 7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했다.

하지만 이 예측은 어이 없이 빗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은 수 없이 쏟아졌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16일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지난 9월 이사회·총회 보고 이후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계속 모니터링해왔다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18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질문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평가에 들어가지는 않겠다면서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우리는 북한이 언제라도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해오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북한의 7차 핵실험이 내년으로 넘어갈 지 여부에 대해 일단은 그렇게 보는데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가 주류적이었지만 중국 변수 등을 고려해 조금 늦어지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견들도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었다고 했다.

◇ ·미 전례 없는 대응 천명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행할 경우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던 대응을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준비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위와 관련해 이와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 “(국제 사회 전체가) 일관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특히 윤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일정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 국방부는 실제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상당한 후과가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쓸 만큼 개발을 완료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추측하고 싶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 北, 국제적 파급력 극대화 노려

문재인 정부 때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입장에선 당장 핵실험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미국 스팀슨 센터 주최 한반도 긴장관련 화상 토론에 참여해 한국과 미국 정부의 7차 핵실험 임박 예측에도, (북한 입장에서) 또 다른 핵실험은 중복된 이슈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2017년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당시 핵 능력 완성을 이미 선언했다는 점에서 추가 핵실험 시 중복 이슈가 된다아직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핵실험을) 임박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9일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와 관련해 얼마 남지 않은 올해에는 핵실험 날짜를 잡을 특별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신 차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전술핵이나 수소폭탄 등의 기술적 진전을 보여줌으로써 정치적 효과를 키우고 국제적 파급력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런 준비가 된 시점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정치국회의에서 이달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노동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당 중앙위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전원회의를 통해 당 내외 문제들을 논의·의결한다. 이번 회의에서 올해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들의 집행 정형을 총화(결산)하고 내년도 사업계획과 현 시기 당과 혁명발전에서 나서는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토의·결정한다.

전원회의에서는 북한의 2023년 대남, 대미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나 인공위성 발사, 핵실험 등 국방력 강화 계획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11일 한국과 미국 정상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이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SCMP중국이 얼마나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며, 일부 중국 관측통들은 중국이 북한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꺼린다고 말한다면서 중국은 대화와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표준적인 언급 이상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북한에 압박을 가해왔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축소하도록 만드는 데 실패했고, 북한을 장기적 적으로 만들 위험을 감수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놓고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실제 언제 핵실험을 할 것이냐는 질문 앞에 뾰족한 답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당장 미국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당면한 위기에 중국과 경쟁이라는 장기적 도전까지 마주해 북한에 할애할 자원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추가 제재 이외에 미국이 실질적으로 가용할 옵션은 많지 않다. 미국이 선택하는 카드에 따라 긴장 국면의 강도와 지속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뚜렷한 게 없다.

국내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 독자 핵무장 등 이른바 3대 옵션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3대 옵션은 한국 국민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가 있으며 이제는 주변적인 것이 아니라 주류적인 요소라면서 이는 북한의 위협에 취약했다고 느끼는 한국 국민들의 우려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대 옵션은 현재로서는 맞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계획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강화하는 이른바 3.5 옵션이 낫다고 말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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