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내년도 예산안 협상시한이 14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날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정부안이나 민주당의 자체 수정안 중 하나가 15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의 견해차가 큰 쟁점 예산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만큼 중재자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울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여당의 법인세 개정안에 야당이 '서민 감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2시 김진표 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50분 간 협상을 벌였으나 간극을 좁하지 못하고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오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이든 민주당 안이든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일정을 봐 가며 양당 원내대표와 필요한 경우 추경호 경제부총리까지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전날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간 회동을 했지만 여전히 입장을 좁힐 수 없어 전날 오후와 저녁에 따로 회동을 갖지 않았다"며 "주 원내대표가 정부 측과 상의하지 않겠느냐. 필요하면 제게 연락을 주기로 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하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김 의장의 중재안(법인세 3%포인트 인하·2년 뒤 시행)에 대해서도 "초반에  어렵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고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며 김 의장에게 세출 감액안과 세입 관련 부수 법안 수정 사항 등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여야는 자구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부자 감세 비판을 피하면서도 기업의 투자 유치를 촉진할 제3안을 고민 중이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정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박 원내대표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후통첩을 날릴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수정안에 대한 내용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반쪽' 위기에 몰린 국정조사도 협상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안 처리를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라는 합의를 깬 것으로 간주하고 국정조사 자체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의 사표를 받은 주 원내대표는 수리 여부를 미룬 채 추후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중으로 국정조사 복귀 의사표명을 하지 않을 시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에 대한 모든 권한을 야3당에 위임한 것으로 이해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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