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소년단대회 참가 어린이들은 ‘북한판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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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소년단대회 참가 어린이들은 ‘북한판 금수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2.12.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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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시 소학생 2명은 토끼 500마리 이상 상납
덕천시도 소년단림에 1000달러 바친 돈주자식
돈 많은 자식 선발에 오히려 체제 반감 역효과
제9차 소년단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온 북한 어린이들이 평양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제9차 소년단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온 북한 어린이들이 평양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9차 소년단대회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어떻게 선발됐을까.

자유아시아방송은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소년단대회 참가자들은 당국에 돈을 많이 바친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져 비판 여론이 높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부터 제9차 소년단대회가 평양에서 진행됐다면서 소년단대회 참가자 선발은 두 달 전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정주시 소학교(초등학교)에서는 두 명의 소학생이 선발됐는데 이들은 모두 500마리 이상의 어미토끼를 학교에 바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토끼 500마리는 장마당에서 한 달간 꼬박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전국의 소학교와 초·고급 중학교에 토끼 기르기 과제를 하달하는데 학생들은 과외시간을 이용해 산과 들에서 토끼풀을 뜯어다 토끼를 길러 군부대 지원물자로 바친다. 학교마다 부과되는 지원물자 토끼는 어미 토기로 300~500마리 정도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하지만 학교에서 한해에 500마리의 어미 토끼를 길러내는 게 쉽지 않다면서 산과 들에 있는 산나물과 식용 풀은 주민들이 식량보탬으로 반반이(모조리) 뜯어가 토끼를 먹일 풀이 없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학교당국은 학생들에게 1인당 어미 토끼 2마리를 집에서 길러 바치도록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집에서도 토끼에게 먹일 풀과 사료가 없는데 토끼를 2마리나 길러서 학교에 바칠 수 있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소식통은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돈주 부모들은 장마당에서 300마리 이상의 어미 토끼를 사다가 학교당국에 바치고 자기의 자녀를 김일성소년영예상 수상자나 소년단대회 참가자로 선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소년단대회 참가자 기준이 학습과 조직생활에서 모범적인 학생들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돈 많은 부모의 자녀 위주로 선발된다는 얘기다. 김일성소년영예상 수상자와 소년단대회 등 주요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학입시와 간부등용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덕천시에서도 제9차 소년단대회 참가자들이 평양으로 올라갔다면서 각 소학교 단위원장(소년단조직 간부)과 충성심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충성심이 높다는 학생을 보면 올해 덕천시에 조성된 소년단림에 1000달러를 바친 돈주 부모의 자식들이라면서 결국 공부를 잘하는 최우등생이라도 부모가 돈이 없으면 소년단대회 참가자 선발에서 밀려나게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나이가 어린 소년단원(9~13)들도 돈이 많은 학생들만 국가에서 써준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소년단대회가 도리어 청소년들에게 체제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온 셈이라고 강조했다.

9차 소년단대회는 지난 20176월 이후 5년 만에 개최된다. 북한의 소년단조직은 194666일 창립돼 만713세의 소학교·초고급 중학교 학생들이 가입돼 있다. 올해 소년단조직 입단이 가능한 학생 수는 9세 아동인 약 238000명이라고 북한 매체가 밝힌 바 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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