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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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싸움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2.12.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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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삼국지의 조조에 대한 평가는 극과극으로 나뉜다. 예부터 사람들은 그를 ‘간웅(奸雄)’이라 불렀다. 그러다 최근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영웅으로 받드는 경향이 생겨났다. 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 바로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증국번(曾國藩)이다. 그는 평생을 두고 조조를 배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오저뚱(毛澤東)도 조조를 닮고자 했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처럼 조조의 장점도 많다. 인재를 구하려면 내편 네편 따지지 않고 능력만 봤다거나(惟才是擧)’, 둔전 시행으로 기근문제를 해결했다는 등등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조조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도 불사했던 사람이다. 동탁 암살이 실패하면서 도망자 신세가 되었던 그는 진궁이란 사람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했다. 두 사람은 도망가다 여백사라는 친척 집에 묵게 됐다. 여백사는 술을 사러 마을에 나가고 집안 사람들이 대접을 한다며 돼지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돼지 잡는 칼을 갈자 조조는 자신을 죽이려는 줄 알고 이 사람들을 모조리 살해했다. 달아나다 술을 사들고 오는 여백사를 만나자 그 또한 무자비하게 죽였다. 진궁이 몸서리를 치며 그의 잔인함을 비난하자 조조는 "내가 세상을 버릴지라도 세상이 날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 일로 진궁은 조조 곁을 떠났다가 나중에 조조에게 살해 당한다.

조조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사람들은 이 행위를 목숨을 방위하기 위한 정당방위라고 감싼다. 그러나 이는 변명이 못된다. 집안에서 사람을 죽인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여백사를 죽인 것은 동정의 여지가 없다. 자신을 합리화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런 인간을 사이코 패스라 부른다. 그는 스스로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든, 난 여전히 나일 뿐이며, 사람들 생각 따위는 두렵지 않다"고도 했다. 죄책감이 결여돼 있으며 타인의 고통은 도무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부하들의 죽음을 도구로 이용하는 일도 예사로 했다. 여포에게서 서주를 탈취할 때라든지 원술과 싸움에서 군량이 부족할 때, 유비와 서주에서 싸울 때 등 부하를 죽여 자신의 치적으로 삼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패륜이 극에 달한 자의 모습이다.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을 향해 ‘패륜정권’이라 비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패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정치인이 바로 이재명 대표다”라고 되받아쳤다. 형수욕설 사건 등과 수많은 범죄혐의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누가 패륜인지는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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