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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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리스크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3.01.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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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 막아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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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조선일보가 12월 26일자 신문에 보도한 <조선일보 선정 2022년 10대 뉴스>에는 국내와 국제 뉴스가 10개씩 선정되었다. 국제 10대 뉴스에는 <中 시진핑주석 3연임... ‘백지 시위’에 제로 코로나 폐기>가 포함되어 있다. 

2022년 10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회의(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은 세 번째로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했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에서 10년 주기로 이뤄졌던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권력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진핑 측근들이 대거 포진됐다. 시진핑의 권력 연임은 이전과 다른 세 번째 권력승계 모델이 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11월에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시진핑 집권 3기는 시작부터 도전에 직면했다. 11월 30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사망하자 중국 정부는 시위 격화를 막기 위해 대대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해 여론을 돌렸고, 12월 7일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전환하며 사실상 백지 시위에 백기를 들었다. 

중국이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면서 중국발(中國發) 코로나 리스크(risk, 위험)가 3년 만에 다시 불거질 조짐이 크다. 중국이 내부 코로나 규제를 대폭 해제한 데 이어 해외 빗장까지 풀면, 우리나라가 그 영향을 피해가긴 어렵다. 2020년 초 ‘중국인 입국 금지’ 논란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격리와 봉쇄를 해제하고 지역 간 이동 시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 등을 없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5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현대 방역 업무는 역수행주(逆水行舟), 즉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하는 중요한 시기이자 힘든 단계를 맞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시진핑 정권의 최대 업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제로 코로나’ 고강도 방역이 그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인들이 실제로 코로나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중국인 70%가 여권이 없고, 대부분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중국인은 다른 나라 국민들과 달리 외부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몰랐기에 코로나 공포가 유지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지해온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대규모 감원과 높은 실업률이 사회 문제고 되면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 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도시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당국도 민의가 따라주지 않으면 고강도 방역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엄혹한 코로나 방역에 반대하는 ‘백지(白紙)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폭 완화해 민심 수습에 나섰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코로나에 걸리면 반드시 격리 시설로 이동해야 했다. 중국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 부총리는 중국이 ‘방역의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치명적”이라면서 “코로나 예방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며 방역에 한계를 맞은 상황에서 백지 시위가 거세지자 이를 계기로 방역 완화에 속도를 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매체 차이신는 “베이징 격리 병원에 병상이 4000여 개밖에 남지 않았다”며 중국식 코로나 통제가 한계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대도시에서는 방역 정책을 느슨하게 조정하면서 “스스로 보호하고, 집단 모임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3기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방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신규 감염자는 3만1444명으로, 종전 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2만9317명)를 7개월 만에 넘어서 악화일로다. 또한 중국 사회에서는 2020년부터 장기화된 ‘제로 코로나’ 방역 때문에 개인들 간에도 분쟁이 잦아지면 불만 지수가 커지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수도 베이징 순이구(區)의 코로나 격리 병원에서는 코로나 감염자들 간에 도시락, 약품, 휴지 등 물자 쟁탈전이 벌어졌다. 필수 물자 부족으로 질서가 무너지면서 방역 오원들도 관리를 포기했다고 한다. 이곳에 갇힌 한 시민은 “원시 사회가 됐다”며 “휴지를 구하기 위해 화장실 앞에서 ‘물물 교환’이라 적힌 종이를 들고 있어야 했다”고 했다. 

만리장성 동쪽 끝에 있는 허베이성 산하이관은 최근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서 식당과 기념품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지만, 약국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위드 코로나’로 돌아선 중국에서 약품 부족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의료진 부족과 발열 환자 폭증으로 병원 진료가 극히 어려워졌지만, 해열제(解熱劑)는 물론 기침약조처 구하기 힘들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on-line)에서도 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방역 당국을 겨냥한 ‘열 가지 질문’이란 제목의 글에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은 마스크를 쓰지도 않았고 PCR 검사를 받지도 않는다”면서 “그들과 우리 중국인이 같은 행성에 사는 것이 맞느냐”라고 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발목을 잡으면서 중국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자 지방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빌려줬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지방정부는 공무원 원급 지급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취업난과 대규모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내년 중국의 신규 대졸자 수는 올해보다 82만명 증가한 1158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취업난은 가중될 예정이다. 중국 대학에서도 ‘도피 유학’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내수 시장도 얼어붙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11월 11일 ‘솽스이(雙十一)’는 올해 흥행에 실패했고, 중국의 10월 수출은 298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 규모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2020년 5월(-3.3%) 이후 29개월 만이다. 

중국 국무원(행정부) 합동방역본부 소속 전문가는 중국 전체 인구의 9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전격적인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이 불가피하다는 걸 강조해 국민들 불만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중국이 방역 규제를 대부분 폐지하면서 대유행은 필연적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돌아선 중국에선 약품 부족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의료진 부족과 발열 환자 폭증으로 병원 진료가 극히 어려워졌지만, 해열제(解熱劑)는 물론 기침약도 구하기 힘들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해열제는 약국 대신 암시장에서 구해야 하는 희귀품이 됐다. 보통 SNS를 통해 거래되는데, 정가의 100배가 넘는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베이징에서 어린이 해열진통제가 무려 2000위안(약 38만원)에 팔린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 3년간 ‘4가지 약품’으로 불리는 해열제·기침약·항생제·항바이러스제의 생산과 판매를 통제해 왔다. 지난 3일 구매 규제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의사 처방을 받아 실명으로 소량만 구임할 수 있었다. 이에 제약사들은 해당 약품 생산량을 줄여야 했고, 이런 상황을 버티지 못한 일부 기업은 도산했다. 

코로나 확진자들이 주로 복용하는 해열·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ibuprofen)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이 이 같은 약품 부족 사태를 직면한 것은 방역 완화를 위한 당국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방역 완화 한 달 전부터 제약사 절반 정도가 생산 라인을 최대로 가동했다면 약품 부족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배달원이나 화물차 기사 등 물류 종사자 상당수가 코로나에 확진돼 배송이 지연된 것이 사태를 키웠다. 

올 1월 코로나19 오미크론(Omicron) 변이가 휩쓸던 때 전 세계 하루 확진자 수가 400만명으로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데 3주 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를 선언한 중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3700만명을 넘어섰다는 집계치가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이 제로 코로나 폐지와 함께 PCR(유전자 증폭) 검사도 폐지해 정확한 코로나 감염 통계를 확인할 수 없다. 

12월 26일 블룸버그(Bloomberg)통신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2억4800만명이 감염됐으며, 20일 하루에만 감염자 수가 3700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시아 각국의 인구 대비 총 확진자 수 비율을 보면 한국이 53% 수준이고 홍콩과 대만이 30%대, 일본이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Meritz)증권은 내년 3월까지 중국인 약 30%가 감염되며 치사율이 아시아 평균치(0.16%) 정도인 기본 시나리오에서 약 67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국무원합동방역기구는 12월26일 “중국에 입국한 사람은 집중 격리 없이 방역봉쇄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한 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국경 봉쇄를 해제한 것이다. 1월8일부터는 중국 입국 즉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입국 후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코로나 검사도 없앤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국내 항공사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2-20%에 달했다. 2019년 11월 한국-중국 노선 여객 수는 152만6000명이었지만 올해 11월에는 5만2000명에 그쳤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한·중 노선을 일주일 50편까지 늘리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으며, 방역 조치 완화로 여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최근 방역 규제를 완화한 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대폭 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1월 중국 유입 확진자는 19명으로 전체 해외 유입 확진자의 1% 수준이었으나 12월에는 23명(14.2%)으로 급증했다. 최근 이주일(12월 21-27일)만 놓고 보면 27.5%에 달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2월 26일 밀라노 국제공항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한 결과, 베이징발 92명 중 35명(38%), 상하이발 120명 중 62명(52%)이 양성을 보였으며, 양성 반응자 대부분이 무증상자였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28일 주요 국제공항에 신종 코로나 검사소(COVID-19 Testing Center)를 개설하고, 중국발 입국자는 도착 즉시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했다. 오라치오 실라치 보건장관은 “중국에서 새로 등장할 수 있는 변종 바이러스 감시와 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30일부터 신속항원키트를 이용해 모든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대만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중국발 입국자 대상 코로나 검사를 한다. 

미국은 내년 1월 5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에서 미국으로 오는 2세 이상 모든 여행객은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항공사에 탑승 전 48시간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 진단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히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중국발 승객도 음성 확인서 제출 대상이라고 명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2월까지 중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입국 전과 후의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 하겠다”고 밝히고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한 국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방역조치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에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이 되는 경우에만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 

현재 중국에서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이전 BA.1 하위 변이보다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사람의 뇌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12월27일 홍콩 SCMP 보도에 따르면, 마카오대학과 하버드대학 의대 공동 연구팀은 “중국의 현재 면역력 수준을 감안할 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3개월 내 12억7000만명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6개월 내 149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지(誌)는 “최악의 경우 3개월 내 중국인 96%가 감염되고 사망자는 15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12월 코로나 바이러스를 처음 세계에 유포시킨 중국이 코로나의 마지막 피크까지 장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음력 정월 초하룻날 춘제(春節) 연휴(1월 21-27일)를 앞두고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 억명이 감염되는 상황에선 면역 회피가 높은 변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그 변이가 국내로 유입됐을 때 방역 당국이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빨리 대응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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